영국 보수당 30대기수 세대교체 혁명 - 새黨首에 윌리엄 헤이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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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영국 보수당이 세대교체 혁명을 이루면서 30대 기수(旗手)에게 당 재건의 무거운 짐을 맡겼다.

36세의 윌리엄 헤이그 전 웨일스장관은 19일 당수 선출 3차 투표에서 보수당의 새 당수에 선출돼 지난 5월 총선에서 참패,야당이 된 보수당의 침체된 당 분위기 쇄신에 나서게 됐다.

헤이그는 이날 결선투표에서 보수당 의원 1백64명중 92명의 지지를 얻어 70명의 지지를 받은 케네스 클라크 전재무장관을 눌렀다.

헤이그는 지난 1783년 당시 24세의 윌리엄 피트가 당수로 선출된 이후 2세기만에 가장 젊은 보수당 당수다.

일찍부터'정치 신동(神童)''보수당의 미래'등으로 불렸던 헤이그는 16세인 77년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노동조합에 반대하는 연설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탁월한 언변으로 당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은 그는 무엇보다 마거릿 대처 전총리의 눈에 띄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에 헤이그가 당수 경선에서 최종 승자가 되는데도 대처 전총리의 막후 역할이 컸다.

요크셔 출신으로 옥스퍼드대 모들린칼리지에서 철학.정치학.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시절 총학생회장과 보수당 학생클럽회장을 지냈다.

대학 졸업후 잠시 매킨지사등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일했던 그는 정치에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89년 실시된 리치먼드 보궐선거에 출마,당선되면서 27세로 하원에 진출했다.

그러나 그는'모호한(vague) 헤이그'란 별명이 따라 붙을 정도로 주관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각료로 일한 경험도 일천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웨일스장관을 2년동안 맡은게 전부다.때문에 총선 참패 이후 극심한 대립과 분열상을 보이고 있는 보수당을 제대로 끌고 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는 평소 보여줬던 명석한 판단력,뛰어난 설득력을 무기로 곤경을 잘 헤쳐나갈 것이란 기대도 한몸에 받고 있다.

헤이그는 웨일스장관 시절 우리나라 LG그룹의 대단위 투자를 유치해 영국 정치인중 한국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 통한다. 런던=정우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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