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이회창 대표 사퇴攻勢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신한국당에서 이회창(李會昌)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둘러싼 2회전이 시작됐다.지난달 반(反)李대표측 경선주자 6명이 연대해 벌였던 1라운드는 李대표의 판정승이었다.이번엔 공격 주자가 바뀌었다.

박찬종(朴燦鍾)고문은 그대로고 이수성(李壽成)고문과 정발협이 가세했다.서청원(徐淸源)정발협 간사장은 아예 당무회의장에서 李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면전에서 공격을 퍼부어댔다.

이들의 반격은 일단 자구책 성격이 있다.“이대로 가다간 야금야금 다 공략당한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정발협과 李대표간의 갈등도 앞으로 계속 증폭될 공산이 크다.출마선언을 목전에 둔 李대표는 세(勢)확산작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고 그 1차 표적은 정발협 회원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朴고문의 발언수위도 한층 높아졌다.특히 그가'신한국당이 야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이 언급속에는“李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유지한 상태에서 후보가 될 경우 그건 불공정 경선이고 나는 돕지 않겠다”는 경고를 담은 것같다.

정치권에선 만일 부산.경남이 등을 돌리면 신한국당의 정권 재창출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한다.朴고문의 경고는 그래서 섬뜩하다.

그는 최근“부산.경남의 민심은 결코 李대표를 밀 수가 없다.내가 밀어주자고 나서면 나에게까지 등을 돌릴 것이다”고 말했다.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만한 대목이다.

'반李연대'가 한창일 때는 발을 빼고있던 李고문도 격렬하게 李대표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李대표는 법대로가 아니라 멋대로다.탈당하고 싶을 정도다”고 말했다.李고문이 이처럼 초강경으로 치닫는 이유를 최근 지지도가 답보상태를 보이는데 따른 초조감의 반영으로 보기도 한다.강성발언을 통해 이회창-이수성 구도를 계속 이어가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에 벌어졌던 사퇴공방 1라운드때는 李대표가 위기를 넘겼고 그만큼 전진했다.이번 2라운드는 더 절박하다.공격하는 쪽의 표현도 훨씬 거칠다.그게 어떤 행동으로 표출될지도 알 수 없다.

어느쪽이 승자가 될지는 그래서 더 주목된다. 김종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