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포기說 나도는 이홍구 고문 거취싸고 특보들간 격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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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7일 오전 신한국당 이홍구(李洪九)고문의 여의도 사무실. 李고문의 측근 3인방인 이종률(李鍾律)전국회사무총장,전성철(全聖喆)국제변호사,신현국(申炫國)공보특보등 3인이 문을 걸어 잠근채 李고문과 장시간 숙의에 들어갔다.향후 경선가도에서 李고문의 거취에 관한 격론을 벌였다.그러나 속시원한 묘책을 찾지는 못했다.

李고문측은 요즘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있다.'대중지지도 2~3%,위원장 지지 3명'등 경선승리엔 절망적 결과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현실정치의 높은 벽에 부닥친 李고문은 그래서 자신의 향후거취를 놓고 고민을 거듭중이다. 1백여일전 당대표직을 물러난 李고문은“당의 단합을 주도하고 정책중심의 새로운 경선문화를 제시하겠다”며 의욕적으로 경선가도에 뛰어들었다.하지만 모든게 李고문의 뜻대로 풀려가지는 않았다.

권력분산.한은 독립.산업기술부 신설등 30여개의 구체적 정책을 의욕적으로 제시했으나 어느 누구도 시비(是非)조차 걸어 오지 않았다.

李고문이 현 정치의 파행을 가져온 근본적 요인으로 대통령 1인 권력집중을 지적하며 진지하게 제시했던'권력분산론'도 이회창(李會昌)대표가 이를 수용한 직후 되레'파탄'을 맞았다.여타 주자의 반발로'정쟁(政爭)의 요인'으로 매도됐기 때문이다.

李고문 스스로도“당초 가졌던 명분과 달리 현실적인 대중지지도등 잘 풀리지 않는 상황 때문에 여러가지 고민을 안고 있다”고 한다.당내 일각에선 그의 중도포기설까지 불거져 나오는 실정이다.

李고문의 한 핵심측근은“정발협.나라회의 등장으로 갈기갈기 찢길지 모를 당의 단합을 위해 끝까지 가능성을 안고 가야 한다는 쪽과 李고문 자신의 모양새,즉 중도하차를 생각할 때라는 의견이 백중인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한다.

시간문제라고까지 점쳐지는 李고문이 사퇴할 경우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가 정가의 관심사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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