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家電3사 해외시장 '승부수' 브랜드 관리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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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자기상표보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수출이 비교적 많았던 대우전자는 올들어 'DAEWOO'라는 자체상표로 TV와 VCR를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이 회사가 지난해초 자사의 히트상품중 하나인 공기방울세탁기를 일본에 수출할 때는'DACUS'라는 자체브랜드를 붙였고,다른 제품의 경우 지금까지 OEM수출이 대부분이었다.이 회사는 올들어 다른 지역에 대한 수출에서도'대우'상표의 비중을 늘려가고있다.이와함께 외국 소비자들에게'DAEWOO'상표를 알리기 위해 전시회를 잇따라 여는등 현지 홍보도 올들어 부쩍 강화하고 있다.

대우측은“세계 시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통합 운영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뜻에서 지역에 따라 일부 다르게 사용해온 브랜드를 대우로 바꿔가는 것은 물론 OEM수출의 비중도 줄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를 비롯해 국내 가전업체들이 올들어 해외시장에서의 브랜드 통합및 브랜드 이미지 높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해외시장에서 제값을 받으려면 브랜드 이미지부터 높여야 한다”는 때문이다.올들어 내수경기가 바닥을 헤매자 해외시장을 뚫지않으면 안된다는 판단도 있다.대부분 해외시장에서의 우리 상품에 대한 '저가품'이미지를 벗어보자는 이유도 있다.

이를위해 펼치는 홍보전도 치열하다.경기악화를 이유로 올들어 국내 광고홍보비는 대폭 줄였지만 해외쪽에서는 3배까지 비용을 늘리고 조직도 강화하고 있다.특히 러시아.중국등 신흥시장이 최근 수입제품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홍보의 필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현지 정부의 수입규제 강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과 러시아에는 홍보 전문인력을 투입하는등 조직개편을 준비중이다.현지 언론의 시각을 우호적으로 유도해보자는 것이다.

이 회사는 또 고급 백색가전제품용 브랜드로 개발한'지펠(ZIPEL)'상표의 대형냉장고와 드럼세탁기의 내수판매에 나선데 이어 선진국 시장에도 이 제품 수출을 추진중이다.빠르면 이달부터 미국.유럽지역에 대한 지펠 상표제품 수출에 나설 예정이다.이 회사는 이를 위해 최근 사내에 브랜드관리위원회까지 만들고,특히 해외쪽을 겨냥해 신규 브랜드 홍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5월말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을 빌리고 현지 국영방송까지 동원해 대대적으로'LG브랜드'행사를 가졌다.지금까지 사용해온 골드스타 상표를 LG로 바꾸기 위해 마련한 이 행사에는 구자홍(具滋洪)사장등 이 회사 경영진들이 대거 참석했다.이 회사는 북미를 제외한 세계 대부분 지역의 상표를 올해중'LG'로 바꾼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95년 6천만달러,지난해 1억달러였던 해외홍보비를 올해 1억6천만달러로 60%나 늘렸다.그룹차원에서도 95년 1천만달러에 불과했던 해외홍보비를 올해 3천만달러로 늘렸다.

특히 제2의 내수시장으로 천명해온 중국시장과 관련해서는 구본무(具本茂)회장이 지난 4월 중국정부 관계자들을 만난데 이어 최근 사장단 10여명이 현지를 방문해 이미지 심기에 나서기도 했다.

대우전자도 올해 해외광고비를 지난해의 3배 수준인 1억달러로 늘려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포틀랜드(북미).데이트론(남미).로열(그리스).다이너스티(중동)등 지역에 따라 달리 사용해온 세컨드브랜드도 차츰'대우'로 정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이에 따라 지난해 40%선인 자체상표 수출 비중을 올해 55%,2000년에는 70%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와 관련,최근 해외시장에서 품질에 대해 부정적 지적을 받은 곳을 중심으로 현지 언론을 통한 공격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대우가 올해 가장 신경을 쓰는 지역은 프랑스.지난해말 프랑스 국영기업인 톰슨멀티미디어 인수추진과정에서 현지 언론에 난타를 당한 이후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유규하.이원호 기자

<사진설명>

국내 한 가전업체 관계자들이 자사 브랜드의 해외홍보및 브랜드이미지 강화를 위해 최근 마련한 각종 해외판촉물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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