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충북 '청풍명월' 쌀상표권 놓고 마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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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청풍명월'(淸風明月)이란 상표권 사용을 둘러싸고 충남과 충북 사이에 마찰이 일고 있다.

농협 대전.충남지역본부는 최근 충남쌀의 공동상표로'청풍명월'을 결정했다.농협은'충청도 사람의 깨끗하고 온건한 성격'을 가리키는 이 말이 충남산 쌀의 이미지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보고 앞으로 이 브랜드를 통해 전국적인 홍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충북도와 제천시는 농협의 이같은 결정에 반발,대응방안을 마련중이다.

'청풍명월'이란 말 자체가 충청도 전체가 아닌'충북'을 상징하는 말일 뿐만 아니라 이미 충북에서 상표로 사용해왔기 때문에 충남이 뒤늦게 이 용어를 상표로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 충북측은'청풍명월'이 제천의 옛지명인'청풍'에서 유래됐다고 주장한다.충북측은 그 근거로 실제 제천에는 현재'청풍면'이 남아있고 충주호를'청풍호'로도 부르는 점을 들고 있다.

특히 제천시는 이미 94년부터 청풍면에서 생산되는 메주에'청풍명월 향토메주'란 상표를 붙여 시판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연고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농협 대전.충남지역본부측은'청풍명월'이란 말 자체가 특정지역을 가리키는게 아니라'(맑은 바람과 밝은 달에 빗대어)충청도 사람의 결백하고 온건한 성격을 평하는 말'이란 국어사전적 정의처럼 충청도민 전체에 해당하는 보통명사라고 반박하고 있다.

농협 대전.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상표공모 결과 접수된 작품들에 대해 특허청에 상표등록 여부를 조회한뒤'청풍명월'은 아직 등록이 안 돼있어 최종상표로 선정한 것”이라며“이미 변리사를 통해 상표등록을 출원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단언한다.

대전.청주=최준호.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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