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미스유니버스 영광 안은 한국계 이시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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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71년 1월8일 호놀룰루에서 출생

-96년 호놀룰루 샤미나드 대학 영문학과 졸업

-96년 하와이 유니버시티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석사과정 입학

-97년 2월 미스USA 선발

-97년 5월 미스유니버스 선발

광대뼈가 매력 포인트인 미스 유니버스.웃을 때면 더 도드라지는 광대뼈가 자랑스러운 여자.피는 못속인다.그게 한국의 피다.정확히는 일제때 조국을 떠나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 정착한 할아버지의 피. 본명 브룩 리(26).브룩이 시내라는 뜻이어서 한국명 이시내.이순희라는 이름도 있다.

핏줄에 대한 자부심을 잃지않고 있는게 얼마나 아름다운가.검은 머리칼과 갈색 눈동자가 더 매혹적이다.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센추리시티의 미스 유니버스 본부에서 그녀를 만나 나눈 얘기들…. 핏줄에 대하여-할아버지는 불행한 이민자였다.조국을 떠난 외로움에 시달리면서도 강인함을 잃지 않았다.

한국의 피를 잊지 말라던 당부가 항상 생각난다.내가 사립학교만 다닌 것은 할아버지의 교육열 때문이었을 것이다.떼를 쓰거나 투정을 부리면 그는'저거봐라,한국인 기질 나온다'고 놀리곤 했다.김치.갈비등 한국음식도 그래서 익숙하다.

김치.갈비뿐인가-불고기.만두….요리는 못한다.아,밥은 지을 줄 안다.

코드만 꽂으면 전기밥솥이 다 알아서 해주니까.이게 밥할줄 아는 건가?(웃음) 가족 이야기-할아버지(이의손.미국명 헨리)와 할머니(마리아.하와이 원주민)는 내가 8,10세때 돌아가셨다.아버지(벤슨 시니어)도 10년전에….지금은 중국계 어머니(56.앙트와넷)와 큰 오빠(사업).작은 오빠(모델)가 하와이에 있다.

나는 미스 유니버스로서의 바쁜 일정때문에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혼자 체류중이다.

'말 못하는'자부심이라니-한국말을 못해 너무 창피하다.할아버지가 영어를 잘 못해 나를 가르칠 수가 없었던게 아닐까.지금이라도 배우고 싶다.

'순희'와 '시내'사이-어렸을적 아버지가 부른 이름이 순희다.나중에 친한 한국 아주머니가 '시내'란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더 마음에 든다.작은 오빠의 한글이름은 할아버지 이름을 그대로 따 '의손'이다.

할아버지는 원래 조씨였는데 하와이로 오신뒤 이씨 집안으로 입양돼'리'다.오빠들은 조씨 성을 함께 쓰고 있다.

어린 시절 모습이 궁금하다-조용한 성격이었다.온종일 바닷가 백사장에 쪼그리고 앉아 색유리알을 줍는게 취미였다.열살때 처음으로 어린이 수영복 모델을 했다.16세때부터는 정식 훌라댄서로도 활동했다.

미인대회 출전동기-3년전 미스USA 선발대회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관심을 가졌다.나이제한이 26살이어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다.

달라진 삶-내년 5월까지 일정이 빡빡하다.상금과 부상을 합쳐 20만달러쯤 받았고 미스 유니버스 연봉도 4만달러다.모두 은행에 예금했다.

미스 코리아 이은희,다저스의 박찬호를 알까-이은희는 선발대회 기간중 옆방에 머물렀다.한국음식도 같이 먹었고 한국말 통역도 해줘 고마웠다.박찬호는 여기 LA에 와서 처음 들었다.오는 8월31일 내가 LA다저스 구장에서 미국국가를 부르도록 일정이 잡혀있는데 그날 박선수가 선발투수로 나오면 좋겠다.코리안 나이트가 되게-. 아뿔싸,약혼자가…-미스USA로 선발됐을때 약혼자(31.중국계 예비역 육군소령)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하와이를 떠나 혼자 생활해야 하고 낯선 사람들과도 어울려야 되니까 싫었던 모양이다.

몸매 사이즈,그리고 유지비결-키는 170㎝고 체중은 49㎏,몸매 사이즈는 32-24-34다.남들보다 물을 많이 마신다.육류보다 채소를 많이 먹고 식사를 적게 한다.

작별의 말-잠시 중단한 학업을 끝내고 하와이에서 영화관련 일을 할 예정이다.정말 한국이 보고싶다.

로스앤젤레스지사=박원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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