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스타라도 생소한 분야를 처음부터 잘하기란 무리다. 드라마에선 나름 베테랑이며, 예능 프로그램에선 닳고 닳았을지라도 낯선 무대에선 실수가 적지 않았을 터. 그래서 모아봤다. 이름하여 뮤지컬에 도전한 스타들의 ‘굴욕’ 순간이다. 실수는 성공의 어머니라 하지 않았는가. 뮤지컬 최고 배우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일지도 모른다.
개그맨 정준하 역시 ‘라디오스타’에서 뮤지컬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싱글즈’로 뮤지컬에 데뷔한 가수 이성진(32)씨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키스 장면이 문제였다. 다소 쑥맥에 가까운 ‘정준’이란 캐릭터상 상대 여배우와의 미묘한 키스 타이밍이 중요했다. 공연 중 분장실에서 그걸 연습하다 그만 다음 장면에 나가는 순서를 놓쳤다. 또 다른 여배우(조진아)는 이씨가 없는 상황에서 혼자 뻘쭘히 20여 초를 버텨야 했다. 공연이 끝나고 술을 사주고, 달래고, 화풀이를 받아주는 건 당연히 이씨의 몫이었다.
◆입술 깨졌을 뿐이고=‘캣츠’에서 럼텀터거를 연기한 ‘빅뱅’의 대성(20). 지난해 12월 중순이었다. 암컷 고양이들의 환호를 한몸에 쑤욱 빨아들이며 카리스마있게 자동차 앞부분을 밟고서 세트 맨 위로 올라가, 포효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그만 자동차를 밟다 쭉 미끄러졌다. “꽝”소리에 객석마저 싸늘히 얼어붙었다. 2초가량의 적막, 다른 고양이들도 순간 멈칫했다. 그러나 대성은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자동차를 밟고 세트 위로 올라섰다. 입안에선 혀가 씹힌 탓에 피가 났지만 그대로 밀어붙였다. 대성은 “그때는 통증도 못 느꼈죠. 근데 인터미션 때 보니 퉁퉁 부어오르더라고요. 2막에선 입이 얼얼한 탓에 발음마저 꼬여 갔어요. 악몽이었죠”라고 전했다.
‘빅뱅’ 대성은 뮤지컬 ‘캣츠’에서 섹시한 역할인 럼텀터거를 발랄하면서도 귀엽게 소화해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만들었다.[클립서비스·쇼플레이 제공]
◆웃음 터졌을 뿐이고=어느새 최정상급 뮤지컬 배우로 자리잡은 최성희(그룹 ‘SES’의 바다·29)씨. 하지만 최씨에게도 ‘미녀는 괴로워’ 도중 실수가 있었다. 2막 중반쯤 극중 한상준 PD가 제니의 가슴·엉덩이·다리 등을 슬쩍슬쩍 건드리는 장면이 있다. 다소 민망한 탓에 연습 때도 곧잘 웃곤 했다. 그런데 그날(1월 초)따라 좀체 입가가 간지러웠다. 그걸 본 상대 배우(송창의)의 장난기가 더 발동했다. 엉뚱한 표정으로 놀려댔다. 제니는 다소 부끄러워해야 하는 장면이라 입을 꽉 깨물 수도 없었다. 왼쪽 손톱으로 오른손등을 계속 꼬집었다. 그래도 터져 나오는 웃음은 결국 막지 못했다. 공연 뒤 음악감독에게 불려가 “프로답지 못하다”며 눈물 쏙 빠지게 혼났다. 최씨는 “집에 돌아가 보니 오른손에 피멍이 세 군데 들었어요. 부끄럽지만 의미있는 상처 아니겠어요. 실수에서 공연의 엄숙함을 더욱 깨닫죠”라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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