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야 놀자] 채권펀드, 분산투자가 생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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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신용도가 낮고 이자율이 높은 채권을 많이 보유한 펀드의 투자 매력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부도 위험이 전무한 것으로 간주되는 국채 이자율과 부도 위험이 존재하는 채권의 이자율 사이에 나타나는 격차, 즉 신용 스프레드가 한껏 커져 있기 때문입니다. 왜곡된 가격은 항상 정상으로 복귀하려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요즘 같은 때 신용도가 낮은 채권에 투자하면 높은 이자율은 물론 벌어진 수익률 간격이 좁혀지는 과정에서 오는 채권 가격 상승 이익을 동시에 누릴 가능성이 큽니다.

16일 현재 국채 유통수익률은 3.6%이나 회사채 AA-등급은 이보다 3.67%포인트, BBB 등급은 7.19%포인트가 높습니다. 자본시장 분위기가 차분했던 2007년 상반기 각각의 수익률 격차는 0.3%포인트, 1.5%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국채 수익률이 현상을 유지하고 ‘시중의 부도 위험이 정상으로 회복한다면’ 그만큼 시세 차익이 발생하게 될 거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보유 채권의 평균 신용등급이 A급에 평균 잔존 만기가 2년 이상인 채권펀드에 투자할 경우 기대되는 시세차익은 4~6%에 달합니다. 이 경우 시세 차익과 이자 수입을 합친 전체수익률은 8~1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회사채의 이자율이 높아지거나 국채와의 수익률 격차가 높아진다는 건 부도 위험이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합니다. 채권 부도는 주식의 가격 하락과 달리 원래 상태로 복귀할 가능성이 없는 치명적인 손실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부도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펀드가 보유한 종목을 사전에 살피거나 철저한 분산 투자가 최선입니다. 분산 정도는 한 기업의 채권에 5%를 넘겨서는 곤란합니다. 요즘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한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3%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권합니다. 채권펀드가 이런 분산 원칙을 지켜주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신용투자를 하는 대다수 채권펀드는 15개 전후의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나 8개 종목에만 투자하는 펀드도 존재합니다. 이런 경우는 투자자들이 여러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투자할 채권펀드의 종목 수, 최대 보유 종목의 비중 등을 살펴본 후 4~5개 다른 펀드에 나눠 투자해야 합니다. 여기서 다른 펀드란 동일 운용사 내 다른 펀드가 아니라 다른 운용사의 펀드라는 뜻입니다.

채권펀드 투자 시 절세 방법을 찾는 것은 필수입니다. 비과세 회사채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최소 3년 이상 투자해야 합니다. 이것이 부담스럽다면 1인당 9.5%만 과세되는 세금우대지정(1년간 의무투자) 등 절세 제도를 이용하면 됩니다.

최상길 제로인 전무 www.funddoc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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