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는 주식복덕방 - 수입중 위탁수수료가 절반이상 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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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언제나'주식복덕방'신세를 면할 것인가. 국내 증권사들이 주식.채권 매매를 중개해 주고 받는 위탁수수료 수입비중이 해마다 늘어나 지난해엔 전체수입의 절반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증권사들의 위탁수수료 비중도 42%(95년)로 꽤 높은 편이지만 해마다 주는 추세고 미국의 경우 오래전부터 20%를 밑돌고 있다.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8개 회원증권사들의 지난 3월말로 끝난 96회계연도 영업수익(제조업 매출액에 해당) 4조1천6백35억원 가운데 위탁수수료 수입은 2조3천52억원으로 55.4%에 달했다.거래대금의 0.5%인 위탁수수료가 영업수익의 절반을 넘은 것은 90년대 들어 처음이다. <그림 참조> 반면 뉴욕증권거래소 3백11개 회원증권사의 95년 영업수익(9백62억8천만달러)중 위탁수수료 비중은 16.6%에 불과했다.같은해 도쿄증권거래소 1백24개 회원사의 위탁수수료 비중도 전체 영업수익 2조5천7백50억엔의 42.1%였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국내 증권사들이 위탁수수료에 목을 매다 보니 직원들을 무리한 약정경쟁에 내모는 풍토가 사라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업계는 지나친 수수료 의존도 때문에 증시활황과 불황에 따라 수지가 심한 기복을 겪는등 불안정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여기다 선진국에 비해 자체 유가증권 운용에서도 거액의 손실을 내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해 왔다.증권전문가들은 위탁수수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수료자율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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