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여성이 더 자주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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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다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깨보니 꿈이다. 침대 시트는 식은 땀으로 흥건이 젖어 있다. 가위에 눌리기도 하고 심하면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기분 나쁜 악몽 얘기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자주 악몽을 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브리스톨 웨스트 오브 잉글랜드 대학교 심리학과 제니퍼 파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 학교 남학생 93명과 여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실시한 연구 결과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악몽에 자주 시달리는 것은 잠들기 직전의 감정 상태를 쉽사리 지워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일상의 염려와 근심, 걱정이 꿈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5년간 학생들에게 일상적인 기분과 감정을 일기 형식으로 적고 가장 최근에 꾼 꿈을 적어내게 했다. 조사 결과 악몽을 적어낸 경우가 남학생이 19%인데 반해 여학생은 34%나 됐다.

파커 교수는 여성이 꿈을 무의식적인 대응 전략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여성이 꾸는 악몽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었다. 1) 누군가에게 기거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꿈 2)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는 꿈 3) 앞의 두 가지 내용이 뒤섞인 꿈이다.

연구 결과 남성들도 여성과 비슷한 악몽을 꾸는데 여성이 꾸는 악몽은 남성에 비해 더 끔찍하고 강렬하다.

미국 러시대 심리학과 로잘린드 카트라이트 교수는 “여성은 자기 감정에 매우 민감하고 자기 비판 의식도 강하기 때문에 일상의 감정이 꿈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면서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꿈을 잘 기억하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꿈에 실제 가족이 자주 등장하며 꿈의 배경도 실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꿈에는 실제 성행위가 자주 등장하는데 반해 여성의 꿈에는 키스나 성적인 판타지가 자주 등장한다.

2001년 미국 산타 크루스 캘리포니아 주립대 연구진은 미국 공화당원은 민주당원에 비해 악몽을 꾸는 빈도가 3배나 높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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