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오 역전 드라마…메이저대회 프랑스 오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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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집어치우려 했다. 차라리 1회전에서 탈락했으면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승에서 이게 무슨 짓인지 참담했다."

그래서 가스톤 가우디오(26.아르헨티나.세계랭킹 44위)에게 우승 순간이 더 감격스러웠는지도 모른다. 첫 세트 0-6. 24분 만에 퍼펙트로 끝나버린 1세트는 허무했다. 둘째 세트도 1-5로 뒤지다 겨우 3-6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재간둥이' 기예르모 코리아(22.아르헨티나.세계 3위)의 발은 빨랐고, 스트로크는 정확했다. 누구도 가우디오의 우승을 점치지 못했다. 그러나 배반의 땅, 롤랑 가로스의 붉은 앙투카(벽돌가루와 흙을 섞은 코트재질) 위에서 또 한번 이변의 역사가 써졌다.

7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프랑스 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1326만 유로) 남자단식 결승에서 가우디오는 세트스코어 0-2의 열세를 극복하고 코리아에게 3-2(0-6, 3-6, 6-4, 6-1, 8-6) 역전승을 거두고 메이저 대회 첫 정상을 밟았다.

가우디오는 3세트를 6-4로 따내 반격을 시작했고, 4세트 초반 코리아가 오른쪽 다리 경련을 일으킨 것을 틈타 6-1로 승리, 승부를 원점으로 끌고 갔다. 가우디오는 마지막 5세트 5-6에서 더블 매치 포인트까지 몰려 패색이 짙었으나 코리아의 연속 범실로 기사회생,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1m75㎝.75㎏에 오른손잡이인 가우디오는 투어 우승이 2회에 불과, 시드를 배정받지 못했으나 다비드 날반디안(아르헨티나), 레이튼 휴이트(호주) 등 강호를 연파하고 우승해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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