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승리 주역 조스팽 정직 무기로 사회당 되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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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리오넬 조스팽(59)사회당 제1서기야말로 지난 93년 총선에서 거의 몰락에 가까운 참패를 기록했던 프랑스사회당을 화려하게 재기시킨 주역이다. 새 좌파내각의 총리로 지명된 그는 지난 95년 사회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자크 시라크 당시 파리시장과 맞붙기 전까지만 해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무명 정치인에 불과했다.지난 81년부터 7년간 사회당 제1서기를 지낸데 이어 교육장관을 역임했지만 프랑수아 미테랑이라는 워낙 큰 그림자와 미셸 로카르.로랑 파비우스 같은 당내 원로와 스타에 가려 빛을 내지 못했다.

'낡은 디젤기관차'라는 우파의 조롱을 오히려 비웃기라도 하듯 그가 우파의 알랭 쥐페 총리를 중도하차시키고 사회당을 기사회생케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진지하고 정직한 이미지 때문이라는 지적이다.헝클어진 백발에 도수 높은 안경,단정치 못한 옷차림은 소박하고 인간적인 느낌을 주지만 남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면서도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은 정직한 원칙론자라는 인상을 풍기기도 한다.

이번 선거운동기간중 그는 몇개의 참모팀을 가동하면서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선거운동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다만 모든 결정은 항상 혼자 하기 때문에'김일성'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그러나 그는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처럼 사회당안에서 새로운 개혁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시라크 대통령과 동거정부를 이끌 그가 처음 당면할 고민은 이번 총선에서 제휴한 공산당을 내각에 참여시킬지 여부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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