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속도계로 ‘싱글벙글 페이스’를 찾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각종 자전거 속도계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그 속도를 가늠하기 힘들다. 하지만 자출사들은 라이딩 속도를 수치로 파악하면서 자신의 건강상태에 적합한 라이딩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자전거와 관련된 디지털계기 중에서 속도계가 가장 일반적인 기기다. 가격은 1만 원대에서 수십 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기본적인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 주머니 사정에 맞춰서 마련하자.

속도계는 주행 거리와 시간당 속도를 표시해준다. 라이더들은 보통 자신의 주행 목표를 세워놓고 속도계를 구입한다. 베테랑들은 이 같은 행동이 종종 잘못된 기준을 남발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충고한다. 초보자들의 수치계산은 보통 거리와 속도, 시간을 고려해서 이뤄진다. 이를테면, 50km를 주파하기 위해 시속 20km로 두 시간 반 동안 달리면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계산이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심박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속도계를 이용하여 라이딩 생활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다면 당연히 심박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적절한 심박수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심박계까지 마련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면 자신의 신체 변화에 대해 항상 주의해야 한다. 호흡과 스트레스를 조절하면서 속도계를 수시로 체크하면 자신에게 맞는 리듬이 어떤 것인지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될 것이다. 속력을 내어 페달을 밟고 있는데도 호흡이 편안하고 고르다면 그 순간의 속도가 자신에게 가장 이상적인 레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이 페이스를 ‘싱글벙글 페이스’라고 한다.

나만의 싱글벙글 페이스를 찾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실험을 해보는 것이다. 일단 집 근처에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한다. 되도록 교통량이 적고 신호가 복잡하지 않는 곳 그리고 굴곡이 없는 완만한 길을 실험코스로 지정한다. 그래야 실험 도중 페달을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코스를 찾았다면 속도계가 장착된 자전거를 끌고 나간다. 그리고 속도레벨을 단계별로 나눠서 실험에 돌입한다. 코스의 길이는 최소 1km미터 정도는 되어야 실험을 완벽하게 마칠 수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최소 700m 정도로 맞춘다. 1km 코스라는 가정 하에 실험을 실시해보자.

실험 방법은 간단하다. 처음 실험 구간을 시속 10km 정도로 달려본다. 그 다음부터 서서히 속도를 높여 간다. 매회 시속 2km씩 올려서 실험을 하다보면 시속 30km 근처에서 자신의 '싱글벙글 페이스'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체력과 건강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싱글벙글 페이스를 기록해놓고 항시 기억하자. 이는 장기적인 자전거 여행이나 스포츠 라이딩을 즐길 때 큰 도움이 된다. 장시간을 달려도 싱글벙글 페이스만 유지하면 피로가 쉽게 쌓이지 않아 즐거운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싱글벙글 페이스는 외부의 조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습도, 기온의 변화와 풍향의 세기가 페이스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로상황도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다 보니 외적인 요인에 맞춰서 자인의 페이스를 융통성 있게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이 같은 기술은 경험을 쌓으면서 차근차근 업그레이드를 시켜나가는 수밖에 없다. 자출사 카페나 블로그 등에 가보면 페이스 조절을 자유자재로 즐기는 베테랑들의 정보와 조언이 넘쳐나지만 이것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자신의 순항페이스는 몸소 체험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체력과 건강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타인들의 페이스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힌트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초보 라이더들은 대부분 의욕이 앞서기 때문에 장시간 달릴 경우 처음부터 속도를 내는 경향이 짙다. 라이딩은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페이스가 문제임을 기억해 두는 게 좋다.

워크홀릭 담당기자 설은영 e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