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떼죽음 1년 한탄강은 폐수처리장 - 단속 눈길 피해 방류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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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일 오후1시.1년전인 지난해 6월 수만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당한 경기도연천군전곡읍 한탄강국민관광단지 앞 한탄강. 유원지만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주민들이 높이 1~2,길이 2㎞ 규모로 쌓아놓은 자갈과 흙으로 된 폐수분리둑은 40여 가량이 유실되고 없었다.

더구나 폐수분리둑 경계로 한탄강으로 유입되는 신천물은 불과 40~50㎝아래 강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시커먼 폐수가 여전히 흘러내리고 있다.나무막대기로 바닥을 휘젓자 바닥아래 10㎝ 정도까지 검은 기름이 덕지덕지 묻어나온다.

관광단지에서 매운탕집을 하는 조향구(趙香九.55)씨는“콘크리트제방을 만들겠다던 동두천시와 연천군의 약속은 1년이 지났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올여름도 홍수등으로 물이 불어날 경우 제2의 물고기 떼죽음 사태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이곳에서 3㎞가량 상류인 동두천시하봉암동 삼육교 아래를 흐르는 신천물도 간장을 풀어놓은 듯했다.다리 서쪽 제방변에 설치된 지름 50㎝ 크기의 하수배출구에서는 흰 거품이 가득한 붉은 폐수가 콸콸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곳에서 5㎞가량 거슬러 올라간 양주군남면상수리 경신교 아래 신천에는 가축분뇨가 둥둥 떠있고 역한 냄새가 나는 검은색 폐수가 연신 흘러내렸다.주민 金모(45.농업)씨는“요즘도 밤시간이나 비가 오면 하천으로 검붉은 폐수가 마구 쏟아져 나오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를 입증하듯 임진강유역정화대책본부(본부장 金洛斌.40)는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간 4백55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했다.

총 1천9백94차례 단속해 22.8%가 적발된 것.이는 전국평균 위반율 6.6%의 3.5배에 해당하는 수치.이 지역 업체들의 열악한 수질오염방지시설 설치실태와 무분별한 무단투기가 성행함을 반증해주고 있다.

신천 주변에 난립한 6백11개 폐수배출업소에서 하루평균 4만6천가량의 하수를 배출하고 있으나 동두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이중 3만2천만 처리,나머지 1만4천여은 신천을 통해 한탄강으로 그대로 방류되고 있어 한탄강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한탄강=전익진 기자

<사진설명>

국민관광단지앞 한탄강에 신천에서 흘러들어온 검은 폐수가 흐르고 폐수분리둑 오른쪽으로는 상대적으로 오염이 덜한 황토색 강물이 흘러 오염정도가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고 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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