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휴대전화, 소속사가 불법 복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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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톱스타 전지현(사진)씨의 휴대전화가 복제된 것으로 밝혀졌다. 전씨의 사생활을 감시하려던 소속사가 심부름센터에 의뢰해 휴대전화를 불법 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소속사의 의뢰를 받고 전씨의 휴대전화 복제를 주선한 혐의로 심부름센터 직원 김모(42)씨 등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9일 박혔다. 같은 혐의로 전씨의 소속사인 싸이더스 HQ 제작부장인 박모(41)씨 등 2명을 임의동행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싸이더스 HQ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와 서류 등을 압수했다. 20일엔 싸이더스 HQ 대표인 정모(41)씨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심부름센터 측의 요청을 받고 전씨의 휴대전화를 불법 복제해 준 전문업체 관계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의 이번 수사는 심부름센터가 휴대전화를 복제한다는 첩보에 따른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불법 심부름센터를 차리고 2006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0여 명의 의뢰인에게 휴대전화 복제와 위치추적 등을 해준 혐의다. 휴대전화 복제로 챙긴 돈은 건당 100만~300만원이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씨 등 심부름센터 측과 전씨 소속사의 통화내역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김씨 등을 추궁한 결과 심부름센터 직원들로부터 소속사 측이 전씨의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복제를 의뢰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심부름센터 측은 불법 복제 대가로 전씨의 소속사로부터 수백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복제하면 문자 송수신 내용을 엿볼 수 있어 휴대전화 소유주의 사생활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싸이더스 HQ 관계자는 “소속사가 연예인의 사생활을 파악하기 위해 복제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전혀 근거 없는 루머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전지현씨는 다음 달 싸이더스 HQ와의 전속 계약이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심부름센터 직원들에게 전씨의 휴대전화를 불법 복제해 준 전문업자들의 신원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이들은 인적 사항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일명 대포폰(명의 도용 휴대전화)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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