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큰 호통.참 말씀 21세기 노인상' 주제로 제1회 신세대 노인발언대 개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책가방을 멘채 담배를 물고 있는 청소년들을 호통치고 싶지만 보복이 두렵고….”“많이 살았습니다.무엇이 두렵습니까.상하를 모르고 분수 넘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본다면 꾸짖어야 합니다.” 28일 오후3시 대구시달서구성당동 대구종합복지회관 대강당.'큰 호통.참 말씀-21세기 노인상'이라는 주제로 지역 노인.주부.학생등 5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제1회 신세대 노인 발언대'가 열리고 있다.

노인들의 분통은 계속됐다.

“며칠전 보도된 현대판 고려장 이야기는 웃지 못할 현대판 악극인데 주인공들이 우리네 자식들이라니….”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자식들만 탓할 것이 아니라 자식들 도움없이 건강하게 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노인이 되어야합니다.”“우리 노인네들,뒷방에서부터 나옵시다.그 신물나는 평생고생에서 벗어나 인생을 즐기고 이젠 할말을 하고 삽시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변인섭(卞璘燮.72.달서구송현동)씨는 노인문제 해결방안으로'노인육칙(老人六則)'을 제시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노인은 돈이 있어야 한다는 노금(老金),부지런히 공부해야 한다는 노근(老勤),절대로 방 구들장을 짊어져서는 안된다는 노동(老動),노인도 성생활을 해야 한다는 노성(老性),노인일수록 이성교제를 해야 한다는 노이우(老異友),노인냄새난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좋은 옷.이발.목욕등에 돈이 있으면 써야 한다는 노비(老費)가 그것이다.

노인들의 발언을 듣고 있던 30세 주부 박소정(朴素情.서구내당동)씨는“노인들의 젊은 세대에 대한 반발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며 “앞으로 처신에 정말 조심해야겠다”고 말했다.행사를 준비한 대구가정복지회 유혜영(劉惠暎.27.여)사회복지과장은“가정이나 사회로부터 발언권을 잃어가고 있는 노인들의 답답한 가슴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리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이번 행사를 통해 노인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노인 말씀을 구하고 듣는 경로사상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조문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