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美 아프가니스탄 대사관 內戰소동 - 탈레반측 2인자 現대사 축출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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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워싱턴 AP.AFP=연합]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대부분을 장악하자 미국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의 2인자가 유명무실화된 정부에 의해 임명된 현 대리대사를 축출하려 해 물의를 빚었다.

이 때문에 미 국무부는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의 권력투쟁에 직접 개입하면서까지 싸움을 말리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의 2인자인 세라즈 자말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국토의 90%를 장악해 승리를 굳히자 탈레반측으로 전향,축출된 대통령 부르하누딘 랍바니에 의해 임명된 야르 모하마드 모하바트 대리대사의 축출을 시도했다.

자말은 자신이 탈레반의 새로운 주미대사라고 주장하면서 상관인 모하바트 대리대사에게 대사관을 떠나도록 요구했고 모하바트는 대표성을 가진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후임자를 임명하면 물러나겠다고 응수했다.

급기야 모하바트 대리대사는 28일 새벽 괴한으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협박전화를 받고 국무부에 연락,미국 경찰이 출동해 신변안전을 점검하기도 했다.또 대사관 건물 위에 게양된 녹색.백색.흑색의 아프가니스탄 국기가 대사 모르게 탈레반의 하얀 깃발로 바뀐 채 하룻동안 걸려있기도 했다.모하바트 대리대사는 이를 뒤늦게 발견하고 미 국무부에 협조를 요청했으며 국무부는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다시 걸어주기도 했다.이같은 대립에 대해 미 국무부는 아프가니스탄 외무부로부터 대사교체에 관한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음을 들어 모하바트 현 대사가 미국주재 대사임을 확인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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