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있으면 정적도 중용 … 오바마, 최고 인재 모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24일 차기 행정부 경제팀을 소개하면서 한 말이다. 오바마의 이런 인선 원칙은 다른 각료와 백악관 고위직 인선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이런 이유로 AP통신은 오바마의 내각과 백악관 진용을 ‘드림팀’이라고 부른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 최상의 팀이라는 설명이다. 오바마호에 대한 미국인의 기대가 그만큼 큰 것이다.

오바마 내각과 백악관에는 거물들이 즐비하다. 오바마의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에 내정됐으며, 상원 인준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힐러리는 오바마로부터 막강한 권한을 약속받아 빌 클린턴 행정부의 전직 관료들을 국무부 요직에 앉혔다. 7선 상원의원인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이나 유임되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정·관계의 거목이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제팀은 화려하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내정자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국제 금융계의 알아주는 실력자다.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내정자와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 내정자는 각각 재무장관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지낸 경제계 원로다. 그래서 오바마의 진용은 에이브러햄 링컨의 ‘경쟁자 내각(팀 오브 라이벌스)’과 비교되기도 한다. 링컨이 정적들을 각료로 중용해 활용한 것을 빗댄 것이다.

미국 언론은 그가 실력자들을 주위에 포진시킨 데 대해 “오바마가 자신감을 보여 줬다”며 높이 평가한다. 오바마는 “내각은 격렬한 토론장이 돼야 한다”며 “이견을 용납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경륜과 전문성은 시카고 사단의 패기가 뒷받침한다. 오바마가 상원의원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이들은 ‘변화’를 내건 오바마 노선의 충실한 지지자다. 대선 3인방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밸러리 재럿, 피트 라우스는 백악관 선임 보좌관으로 오바마를 보좌한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는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오바마노믹스(오바마 경제학)를 진두 지휘한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의 내각 인선은 성공적이지만 자신의 약속을 얼마나 정책으로 구체화하느냐가 오바마 정권 성공의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정재홍·김민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