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통했다…올림픽팀 9명 투입 터키 꺾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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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이운재.최진철.송종국.이을용.설기현 등 2002 월드컵대표 7명 선발출장. 0-1 패.

2차전:김영광.김치곤.김동진.김두현.조재진 등 올림픽대표 7명 선발출장. 2-1 승.

축구 국가대표팀 세대교체의 필요성, 그리고 가능성이 터키와의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확인됐다.


터키와의 2차 평가전 후반 30분 김은중(왼쪽에서 둘째)이 결승골을 터뜨린 뒤 두 팔을 활짝 벌려 동료들과 뒤풀이를 하고 있고, 터키 골키퍼 볼칸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았다. 한국은 올림픽대표 선수들의 활약으로 50년 만에 터키를 눌렀다.[대구=연합]

박성화 감독대행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토요일인 5일 밤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터키와의 친선평가 2차전에서 2-1로 역전승했다. 한.일 월드컵 3~4위전(한국 2-3 패)이 열렸던 그라운드였다. 이로써 한국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0-7로 대패한 이래 터키와의 국가대표 대결에서 50년 만에 처음으로 승리했다. 1무4패 끝의 첫 승이다. 3월 31일 몰디브와의 월드컵예선(0-0) 이후 세 경기째 이어지던 무득점 행진도 끝냈다.

터키와의 1차전에서 무기력하게 진 뒤 "올림픽팀 선수들을 대거 투입해 분위기를 바꾸겠다"고 한 박 대행의 처방은 효험이 있었다. 6전 전승에 무실점의 퍼펙트 플레이로 아테네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했던 젊은 선수들은 자신감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월드컵 4강'의 자부심에 빠져있던 선배들에게 강력한 도전장을 던지며 주전 경쟁에도 불을 붙였다.

2차전에서 유상철(요코하마)과 김은중(서울)이 넣은 골은 모두 올림픽 대표들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 0-1로 지고 있던 후반 20분 터키 수비수의 느슨한 백패스를 김동진(서울)이 가로채 몰고들어가다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유상철이 골문 왼쪽으로 강하게 차 넣었다. 10분 뒤에는 후반 교체투입된 최성국(울산)의 코너킥을 조병국(수원)이 높이 솟구치며 헤딩슛, 골키퍼가 간신히 쳐낸 볼이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김은중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리틀 칸' 김영광(전남)의 선방도 눈부셨다. 전반 43분 하칸 슈퀴르에게 기습 헤딩슛을 허용하긴 했지만 후반 터키의 날카로운 슈팅을 수차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월드컵 이후 경쟁 상대가 없던 이운재(수원)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박 대행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침체된 분위기도 바꾸고, 기존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6일 대전으로 가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2006 독일월드컵 2차예선 베트남전 대비 훈련을 시작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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