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요구 허재 - 코칭스태프와 갈등 구단 양자택일 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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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아는 허재의 요구대로 그를 풀어줄까.허재가 풀린다면 어디로 가며 이적료는 얼마나 될까. 허재가 미국프로농구(NBA)와 대만진출을 추진할 때도 기아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발목을 잡았다.그러나 당시에는 외부로부터의 유혹이었고 이번엔 허재 본인의 강력한 희망이 전제돼 있다.

당사자들은 부인하지만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은 누가 봐도 심각하다.이 갈등이 오늘의 사태를 초래했다고 봐도 무리는 없다.강동희.김영만의 급성장,용병 파워등으로 코칭스태프가 우승을 확신할 수 없었다면 허재를 후보로 전락시켜 명예와 자존심을 빼앗지는 못했을 것이다.

특히 초반에 승부가 갈린 결승 5차전에서조차 허재를 기용하지 않은 것은 누가 봐도 감정적인 보복의 인상이 짙다.

이에따라 구단은 물과 기름으로 도저히 융화할 수 없는 코칭스태프와 허재중 하나를 택일할 수밖에 없는 기로에 서있다.

기아는 지난 90년 방열감독과 선수가 갈등을 빚을때 방감독을 일선에서 퇴진시켜버린 전례가 있다.90년에는 전 선수가 감독과 반목,선수를 택했지만 지금은 ▶허재-감독의 1대1 싸움인데다▶허재 없이도 우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단이 결국 허재를 방출할 가능성이 높다.

기아가 허재를 방출한다면 어떤 형식으로 놓아줄까.기아는 특정구단을 선택해 허재를 트레이드할 수도 있고 허재를 자유계약선수로 풀어 원하는 구단으로 보내줄 수도 있다.허재가 요구하는 것은 후자다.

허재를 탐낼만한 구단은 어디일까.정인교를 거느린 나래,우지원.김훈이 버티는 대우,김병철의 동양과 김상식의 나산,조성원.문경은이 상무에서 제대하는 현대.삼성 모두 허재가 필요하다.즉 거의 모든 구단이 허재를 탐낼 것으로 예상하면 된다.

허재의 영입엔 그다지 많은 돈이 들지는 않을 전망이다.허재의 연봉은 첫해 1억2천만원이었고 이적료 책정의 기준은 계약금.연봉이므로 허재의 이적료는 5억원 내외,플러스 알파가 붙어도 10억원은 넘지 못한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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