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중 사망한 조선대 유재을씨 장례문제로 학생들 도심시위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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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 3월20일 시위중 사망한 유재을(柳在乙.20.조선대 행정학과2)씨의 장례문제를 둘러싸고 학생들의 격렬한 도심 시위가 7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22일 오전 조선대 김기삼(金淇森)총장은 보직교수들과 회의를 갖고 담화문을 통해 柳씨의 장례가 평화적으로 치러지도록 유족.학생.경찰의 협조를 요청했다.

金총장은“대학의 면학질서를 유지해야 할 책임자로서 캠퍼스가 전장을 방불케하는 장기적 대치를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교육의 포기라고 생각한다”며“장례가 조속.원만하게 치러지기를 원하는 시민의 염원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金총장은 또“대학의 황폐화가 계속될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엄중하게 밝힌다”며 평화적 해결이 어려울 경우 공권력에 의한 사태 해결 방침을 시사했다.

시민.사회단체도 학생들이 16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시위를 끝내고 장례를 마무리짓기를 희망하고 있다.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邊동철(28)간사는“시위현장에서 학생들과 경찰이 다치고 시민생활의 불편 또한 크다.더 이상의 불상사없이 장례가 평화적으로 치러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 시민연대모임 尹장현(48)공동대표도“경찰은 학생들이 다치지 않도록 최대한의 주의를 해야하고,광주시장등 각계인사가 학생들 설득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柳씨 장례문제의 최대 걸림돌은 도청 앞 노제문제. 경찰은 20일 柳씨의 죽음을 심장마비에 의한 돌연사로 최종 결론짓고 학생들의 장례절차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경찰은 학생들이 요구하고 있는 도청앞 광장노제는 교통의 중심일 뿐 아니라 도청등 주요 시설물과 인접해 있다는 이유로 불허한다는 종전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경찰은 대신 광주역앞등 다른 곳은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총련은“23일 전국적 집회를 열어 도청앞 노제를 관철할 것이며 만일 경찰이 도청 앞길을 막을 경우 30일부터 한양대에서 열릴 예정인 한총련 출범식을 조선대로 옮겨 대규모 전국 집회를 갖겠다”고 밝히고 있어 23일 장례가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학생시위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광주=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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