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브이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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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문:평소에 성욕은 어떻게 처리합니까? 답:내 나이 만17세인데 성욕이라고 해보았자 별게 있겠습니까. 문:사춘기 청소년시절은 호기심도 많고 성욕도 왕성하다고 하는데 피의자는 그렇지 않다는 말입니까? 답:그건 사람 나름이겠지요.난 성욕이 비교적 약한 편인 모양입니다.가끔 몽정을 하는 것으로 성욕은 자연스레 처리가 되지요. 문:주부 최민순을 성폭행하려다가 반항이 심하고 또 피해자의 손에서 피가 흐르고 해서 뜻을 이루지 못하자,욕망을 마저 채우기 위해 전세방으로까지 침입하여 주부 송원지를 성폭행하려고 한 거 아닙니까? 가난한 전세방에 금품을 노리고 들어간 것은 아닐 거 아닙니까? 답: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강간을 통해서는 성욕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긴장되고 초조한 가운데 그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변태가 아닌 이상에는 말입니다.

문:주부 최민순에게서 훔쳐간 패물은 어떻게 처리하였나요? 답:훔친 일이 없다고 했는데 무얼 처리한다는 말입니까. 문:주부 송원지의 지갑에 있던 돈 오만이천원은 어떻게 하였나요? 답:그것도 모르는 일입니다.

문:범행에 사용한 칼은 근처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었는데 피묻은 장갑과 마스크는 어디다 버렸나요? 범행에 사용한 등산모는 어디에 있나요? 범행 때 입었던 군청색 점퍼와 갈색 바지는 어디에 숨겨두었나요? 답:내 옷은 지금 입고 있는 이 주황색셔츠와 청바지 밖에 없습니다.그리고 다른 증거물들은 나와 전혀 상관이 없는 것들입니다.

문:피의자는 범행을 저지른 것보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더 나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답:그건 알지만 내가 한 일이 아닙니다.

문:증거가 분명한데도 계속 시치미를 뗄 겁니까? 답:증거가 어디에 있다는 말입니까. 문:여기 검정 팬티하고 루주 묻은 휴지,부엌칼,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거기다가 피해자들의 증언,이것만 있어도 피의자의 범죄 사실을 증명하는 데는 충분합니다.그래도 발뺌을 할 작정입니까?답:강도가 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를 들고 침입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그리고 강도가 칼도 준비하지 않고 부엌에서 칼을 가져다가 사용했다는 것도 이상하고.내가 입었던 흰색 무늬 검정 팬티는 아마 수천 수만 벌이 팔렸을 겁니다.

문:피의자가 구속이 되면 누구에게 연락을 해야 하나요?답:아버지에게 연락을 하면 되는데,이혼을 하고 혼자 사시는 아버지는 수시로 전국을 떠돌아 다니시기 때문에 연락처를 알기 힘들 겁니다.어머니는 연락이 되지 않고 있고. 문:일단 학교 담임선생에게 연락을 하면 되겠군요.답:…. 문: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나 증인이 있나요? 답:유리한 증인은 바로 나 자신이고,유리한 증거는 앞에서 내가 말한 내용중에 많이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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