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납치 주인공 도재승씨 11년만에 중동 공관장에 발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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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86년 레바논에서 발생한 한국 외교관 납치사건의 주인공 도재승(都在承.55.사진)씨가 중동 지역의 공관장이 됐다.

주(駐)튀니지 참사관으로 근무중인 都씨는 19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주 지다 총영사로 발령받았고 오는 7월말께 부임할 예정이다.

지다 총영사관은 공관원 2명의 '미니 공관'이지만 都씨에게는 중동지역이라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서울대법대 행정학과 출신의 都씨는 31세인 73년 주사로 외무부 생활을 시작했으며 레바논 1등 서기관이던 86년 1월31일 출근길에 이슬람 과격단체 무장괴한 4명에게 납치됐다.정부는 납치후 8개월동안 그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했고 납치단체는 9월에 들어서야 협상을 제의한뒤 다음해 10월 都씨를 석방했다.

그는 귀국후 88년 1월 외무부에 복직했고▶외교안보연구원 연구관▶주 애틀랜타 영사▶주 함부르크 영사▶주 튀니지 참사관등으로 근무했다.

都씨는 당시 사건에 대해“장기간이었지만 감방의 죄수와 같은 생활을 한 탓에 납치단체나 협상 과정을 알지 못한다”며“당시의 고통은 잊고싶다”고 했다.

그는“중동지역이 어려운 곳이지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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