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독일 함께 만든 역사교과서 내년부터 고교 교재로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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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으로 만든 첫 역사교과서가 내년부터 양국의 고교 교과과정에서 쓰이게 된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27일 양국 정부 발표를 인용, "공동 역사 교과서가 2006년 고교 3학년, 2007년 고교 2학년, 2008년 고교 1학년 교과과정에 편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 우리는 수세기 동안 사료 편찬이 서로 간에 원한의 요인이 되었던 역사를 체험했다"면서 "사료 편찬 작업이 양국 협력의 튼튼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환영했다.

르피가로는 "양국이 각국의 방식대로 고쳐 쓰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 역사 부분을 함께 쓰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또 "독일은 식민지 해방에 관해 별 관심이 없는 반면 프랑스는 독일 통일에 큰 관심이 없다"며 "유럽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가 되는 이런 주제들을 보다 상세하게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교과서 편찬사업은 10여 명의 양국 역사학자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집필에 들어갔다. 이 교과서는 프랑스어와 독일어로 편찬될 예정이다.

공동 역사교과서 편찬사업은 10여 년 전부터 양국의 학계와 정계에서 논의된 결과다.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2003년 베를린에서 열린 양국의 청소년 의회였다.

두 나라 청소년의 교류활성화를 돕는 이 기구는 화해와 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인 '엘리제 협정' 체결 40주년을 맞아 교과서 발행을 의제로 채택, 공동 추진키로 했다.

두 나라 정부가 전격적인 찬성을 표시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프랑스와 독일의 각 학교는 자유롭게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다. 독일 연방정부는 공동 역사교과서의 채택을 권고키로 했다.

파리.베를린=박경덕.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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