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배분펀드’ 수익률 선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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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위험은 역시 나눠야 덜 위험해지는 모양이다. 불안한 장세에서 ‘자산배분펀드’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가 자산배분펀드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2.8%로 나타났다. 글로벌 주식시장(-35.9%)에 비해 하락 폭이 작은 것이다.

자산배분펀드는 주식뿐 아니라 채권·부동산·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편입비율을 0~100%(또는 80%)까지 조절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일정 비율 이상을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주식액티브펀드나 혼합형펀드에 비해 주가 하락기에 유리하다. 주가가 급락할 때 주식 비중을 확 줄이고 채권 비율을 높여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높게 나타난 KTB액티브자산배분펀드도 이런 방식을 이용했다. 코스피지수가 1888까지 올랐던 5월엔 주식편입 비율이 74%에 달했지만, 주가가 크게 떨어진 9월엔 17%로 확 줄였다. 대신 채권 비율을 40% 수준으로 높였다.

분산투자로 위험을 줄이는 건 투자의 기본 원칙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여러 자산을 분석해 투자비율을 결정한다는 건 쉽지 않다. 대우증권 이병훈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라면 펀드매니저가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자산배분펀드를 이용하는 것이 분산투자를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산배분펀드라도 운용 스타일은 제각각이다. 펀드 간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것도 이 때문이다. 주식이나 특정 지역에 편중된 자산배분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4조원 넘는 자금을 끌어들인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 역시 중국 주식의 비중을 높게 유지해 지난해 시장 평균보다도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연구위원은 “자산배분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재량권이 크기 때문에 펀드매니저가 얼마나 시장에 적절히 대응하는지를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자신의 투자 성향과 맞는지도 가입 전 미리 검토할 점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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