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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분양시장 가늠자 …‘판교 막차’ 19일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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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2006년 9월 최고 8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청약돌풍’이 다시 불까. 19일 테이프를 끊는 판교 분양시장에 주택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번 청약 결과로 올해 시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2년4개월 만에 분양이 재개되지만 시장 여건은 첫 분양 때인 2006년과는 딴판이어서 전망이 밝지는 않다. 당시는 집값 급등기였는데 지금은 내리막길이다. 하지만 연초 규제 완화 기대감에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꿈틀거리는 분위기여서 비관적으로만 보기도 어렵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판교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주택수요를 되살릴지, 더 움츠러들게 할지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막바지 4300여 가구 릴레이 분양=올해 판교 분양시장은 ‘뷔페 상차림’이다. 4300여 가구로 물량이 많고 주택 종류도 다양하다. 주택 크기는 모두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948가구를 함께 내놓은 대우건설과 서해종합건설이 19일부터 청약신청을 받는다. 일반아파트로는 판교의 마지막 물량으로 분양가는 3.3㎡당 평균 1587만원에 결정됐다. 대한주택공사도 다음달 10년 공공임대 2000여 가구를 분양한다. 입주 후 10년 뒤 분양전환(소유권 이전)되기 때문에 사실상 일반 아파트나 마찬가지다.


하반기에는 판교역 주변 특별계획구역에 지어지는 900여 가구의 주상복합과, 쾌적성을 내세운 저층 주택들의 분양도 잇따른다. 주택공사 국제 설계공모를 거쳐 고급스럽게 짓는 연립주택들과 타운하우스(단독주택 단지)다.

◆먹구름 걷힐까=지금은 판교 분양시기로 최악의 상황이다. 분당 집값이 2006년 9월보다 20%가량 빠졌다. 3.3㎡당 2000만원이었으나 최근 조사치는 3.3㎡당 1600만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판교 아파트 당첨자들이 계약을 깨는 경우도 속출한다. 지난해 9월 이후 20가구가 위약금 등으로 1억~2억원을 손해보면서 계약해지했다. 여기다 중대형 5000여 가구가 올해부터 내년까지 줄지어 입주해 시장 침체를 부추긴다. 서현동 분당 G공인 박모 실장은 “분양가보다 싼 매물이 많이 나올 것 같다”며 “입주 쇼크로 주변 집값이 더욱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나오는 아파트의 분양가도 비싼 편이다. 2006년 9월에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90%였지만 지금은 그 이상이다. 고급 연립 분양가는 2006년 8월(3.3㎡당 1400만~1700만원)보다 비쌀 것 같다.

하지만 장점이 없는 게 아니다. 전매제한 기간이 2006년 9월 분양 때보다 2년 줄어들어 입주 후 분양권을 팔 수 있다. 낮은 금리로 대출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판교는 강남과 가깝고 친환경적으로 개발되는 인기 주거지여서 중장기적으로 보면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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