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파일>가정의 달에 어울리는 '사랑의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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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비디오업계도'가정의 달'에 어울리는 작품을 많이 내놓았다.그러나 청소년들은 따로 몰래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의 비디오를 보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따라서 건전한 가족영화 소개가 5월이 되면 의례적으로 해보는 구색갖추기에 지나지 않을까 하는 자괴감이 들곤 한다.부모.자녀가 함께 대여점에 들러 주인에게 이것저것 물어가며 비디오를 고르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 가족시청용 영화중에 한 작품을 힘주어 권하고 싶다.'사랑의 가족'(CIC)은 제목이 너무'노골적'(?)이지만 이렇게 가족간의 사랑을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드물다고 여겨진다.특히 어른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한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피를 나누었다는 생물학적인 사실만으로 가족이 되는 것이 아니라 늘 함께 생활하면서 좋은 일도,궂은 일도 함께하는 것이 참가족이라는 것을 어른.아이 모두의 입장에서 그리고 있다.

바람기 많은 엄마가 끌어들인 남자들 때문에 상처입은 아이들이 낯선 사람 앞에서는 말을 하지 않고,아픈 것도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면,부모들의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가 실감하게 된다.낳기만 한 엄마보다 길러준 이모가 진짜 엄마라는 법원의 양육권 판결은 너무나 당연하고 현명한 것으로 다가온다.

“장난감을 많이 사줘서 이모와 살고 싶은 것이 아니에요.이모가 정말로 우리와 함께 있고 싶어하고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이 어린 오누이의 말에 가슴 뜨끔한 부모가 우리나라에도 많지 않을까. <옥선희 비디오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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