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손가락의 마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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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지(둘째손가락)보다 약지(넷째손가락)가 긴 남자 금융 트레이더가 돈을 더 잘 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AP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존 코츠 연구팀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보고서에서 검지에 비해 약지가 더 긴 트레이더의 연봉이 약지가 상대적으로 짧은 사람보다 11배나 많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약지가 검지보다 길다. 그 때문에 검지 길이를 약지 길이로 나누면 1보다 적은 수가 나오고, 숫자가 적을수록 약지가 긴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런던의 한 은행에서 단타 매매 업무를 하는 트레이더 44명의 오른손 검지와 약지의 길이를 측정한 뒤 이들의 소득과 20개월간 낸 이익·손실을 비교했다. 그 결과 검지 길이를 약지 길이로 나눈 비율이 평균 0.930인 집단의 연평균 소득은 68만 파운드(13억5000만원)였다. 반면 검지와 약지의 비율이 0.988인 사람들은 연간 6만1320파운드(1억2200만원)를 버는 데 불과했다. 또 약지가 길수록 이익을 더 많이 내고 직책을 오래 유지하고 있었다. 코츠 교수는 “조사 대상자들은 신속한 결정과 민첩한 반응이 요구되는 단타 매매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며 “분석적인 업무나 장기적인 투자에는 이 가설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검지와 약지 길이 비율은 자궁에 있는 태아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얼마나 노출됐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태아 때 테스토스테론에 많이 노출될수록 약지가 상대적으로 길고, 성인이 된 뒤에는 자신감이 충만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약지가 긴 선수가 축구나 농구 등 경쟁적인 스포츠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a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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