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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사회 질책 출판물 봇물 - 대학교수.前공무원등 올들어 20여종 내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요즘 대형서점 정치.사회 신간코너는 혼탁한 한국사회를 질책하는 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이 책들은 한보비리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마저 법정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이대로는 안된다”“달라져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공통적으로 보이고 있다.

글쓴이들은 대학교수부터 전직공무원.일반인까지 다양하다.기성 정치권의'해법(解法)'에 강한 불신을 나타내며 저마다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 사회의 올바른 방향찾기에 한몫 거들고 있다.장르로도 정치평론.시사에세이.가상소설등 여러 갈래로 표출되고 있다.올들어 나온 책만 대략 20여종. 평론집으론 인하대 이영희교수의'이 나라엔 정치가 없다'(현대정보문화사刊)가 관심을 끈다.“지난 4년동안 우리 정치는 조금도 발전하지 못한 채 답보를 거듭해왔다”고 문민정부 개혁안의 문제점을 짚으며 권위정치의 상징체인'3김'의 청산을 부르짖는다.서강대 손호철교수도'3김을 넘어서'(푸른숲刊)에서 지역할거주의.사당(私黨)정치의 병폐를 꼬집는다.

반면 동국대 황태연교수는'지역패권의 나라'(무당미디어刊)를 통해“영남의 서민들도 지역감정의 피해자”라며 이곳과 다른 지역 서민들의 계층연합을 주장한다.단국대 석종현교수는 문민정부의 실정을 집중조명한다.'소대통령이 있는 나라'란 부제가 붙은'문민4년,망국4년?'(새남刊)에서 실종된 법치문화의 정착을 소망한다.

일반인의 저술로는 전세무공무원 김금산씨의'부끄러운 세상 제대로 만들기'(상생刊)와 조국통일신문사 김민석회장의'피고 대한민국'(광명刊)이 눈길을 끈다.각각 인맥과 돈으로 왜곡된 정치권.검찰등 집권층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특히 김금산씨는 오는 대선(大選)에서 국민이 잘못된 정치인을 끌어내리는 국민소환제의 도입을 제안한다.출판인 조용경씨는 한보사건의 원인과 처방에 대한 각계 인사들의 진단을 모아'발가벗은 임금님과 젊은 부통령'(한송刊)을 냈으며 PC통신 칼럼니스트 현경병씨는'국면돌파'(소사刊)에서 통일과 부국강병을 위한 국가전략을 모색하고 나섰다.

가상소설도 활발하다.우선'불타는 청와대'(이범천등.행림출판刊)는 YS의 하룻밤 꿈이야기를 통해 구태의연한 정치행태의 청산을 그리고 있으며,'블랙테러'(이영민.신원刊)도 오염된 정치권을 청소한다는 명분아래 모인 테러리스트와 수사관들의 대결을 형상화했다.

무당미디어 주연선 기획실장은“대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여러 형태의 정치서적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출판시장을 내다봤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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