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시민대토론회>11. 김종필 자민련 총재 - 초점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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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金鍾泌)총재는“내각제는 정권교체를 위한 수단이 아니고 목적”이라는 말로 자신이 품은 내각제 구상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들이 불행한 마감을 한 역사가'대통령제가 이제 한계에 왔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대통령제 아래서는 누가 청와대의 주인이 되든 전직 대통령들의 복제판이 될 것은 뻔한 일”이라며“불행을 자초하는 제도를 그만두고 국민을 위한 참된 민주주의로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경제력,높은 민도등 내각제를 실현할 수 있는 두가지 여건이 모두 성숙했다며 실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60년대초에는 둘다 미흡한 상태였고 미국식 대통령제 실패에 대해 반사적으로 내각제를 취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설명으로 반(反)내각제론자들을 반박했다.

그러나 그는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의 정권교체 수단으로서의 내각제론과는 분명한 인식차이가 있음을 드러냈다.金총재는“국민회의가 내각제 얘기를 하는 것은 야권 단일후보를 내야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명제 때문”이라며“우리는 정권을 얻기 위해 내각제 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야권후보 단일화문제와 관련,원론엔 찬성하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투표 전전날까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지만 노력하다 안되면 다른 선택을 내려야 할것”이라며“세(勢)는 약하나 우리당도 정당인 만큼 정당 고유의 목적을 위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이 끝난 후“김대중 총재로의 단일화가 된다 해도 나를 밀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그 결정에 따라갈지도 문제”라며 실현 가능성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金총재는“잠들기 전에 나머지 몇마일을 가야한다”는 프로스트의 시(詩)를 인용,“죽기 전에 내각제를 만들어놓고 물러갔으면 하는게 마지막 소원”이라며 강한 집념을 보였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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