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김, 아쉽다 앨버트로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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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2일(한국시간) 끝난 PGA투어 개막전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은 재미동포 앤서니 김(나이키골프)이 왜 ‘제2의 타이거 우즈’로 불리는지 알려준 무대였다. 무엇보다도 거침없는 플레이 스타일이 우즈를 빼닮았고, 강인해 보이는 구릿빛 피부도 그랬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때마다 빛났던 화려한 말솜씨도 차세대 황제다운 모습이었다.

앤서니 김은 이날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카팔루아 골프장 플랜테이션 코스(파73·7411야드)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면서 합계 18언더파로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마지막 18번 홀(파5·663야드)이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앤서니 김은 273야드를 남겨놓고 세컨드 샷을 하기 위해 3번 우드를 꺼내 들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허공을 가른 공은 그린 위에 떨어지더니 홀 20㎝거리에 멈춰 섰다. 그대로 빨려들었더라면 더블 이글(앨버트로스)이 될 뻔한 완벽한 샷이었다. 앤서니 김은 손쉽게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갤러리의 갈채를 받았다.

개막전 우승은 1라운드부터 선두에 나섰던 호주의 제프 오길비(합계 24언더파)에게 돌아갔다. 오길비는 초반에 2타를 까먹으면서 앤서니 김에게 1타 차로 쫓겼지만 9번 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앤서니 김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내내 후반 9홀에서 그린을 읽기가 까다로웠다. 그렇지만 스노클링을 하듯 재미있는 한 주였다. 우승을 차지한 오길비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어니 엘스(남아공)가 합계 15언더파로 공동 6위, 최경주(나이키골프)는 합계 11언더파로 공동 15위에 올랐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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