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오페라 맥베스.리골레토. 아이디등 3편 이달말부터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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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19세기의 앤드루 로이드 웨버'란 별명이 어울리는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베르디 오페라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을 만큼 그의 오페라 3편이 잇따라 서울에서 공연된다.

공연시장이 위축돼 볼만한 무대가 없는 요즘 음악팬들의 갈증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수준높은 작품에다 국내외에서 활동중인 정상급 성악가들의 경연(競演)도 기대를 모은다.

'베르디 페스티벌'의 팡파르를 울리는 서울시립오페라단의'맥베스'는 올해 초연 1백50돌을 맞는 작품.베르디가 셰익스피어를 다룬 첫 작품이지만 셰익스피어에 가장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페라 본고장에서도 상연을 꺼릴 정도로 난해한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의 국내 초연무대다.

베르디는 이 작품에서 오페라가 아리아와 중창과 합창을 적당히 연결해 만든'목걸이'가 아님을 강조했다.그가 이 작품에서 추구한 것은 극도의 절제와 간결성.주인공 맥베스가 죽는 장면도 매우 간단하게 처리했다.맹목적인 권력 추구가 가져오는 인간성 상실과 죽음의 비극을 그린 이 작품은 피렌체의 소극장 페르골라에서 초연된 후 대폭 수정돼 1865년 파리에서 재상연됐다.지금은 파리 수정본을 이탈리아어로 번역해 상연하는게 보통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베르디의 오페라로는'오셀로'(1887년)'팔슈타프'(1893년),셰익스피어의 희곡'맥베스'를 음악화한 작품으로는 에르네스트 블로크의 오페라'맥베스'(1909년),스메타나의 피아노곡'맥베스와 마녀들'(1859년),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맥베스'(1890년)등이 있다.

한편'베르디의 출세작'으로 알려진'리골레토'는 베르디의 오페라중'아이다''라 트라비아타'다음으로 가장 널리 연주되는 인기 레퍼토리.리골레토가 부성애(父性愛) 때문에 딸을 잃고마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난다.

국립오페라단이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를 축하하기 위해 일본 니키카이(二期會)오페라단과 공동으로 제작하는 무대.95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콩쿠르 우승 이후 차세대 프리마 돈나로 떠오른 소프라노 김수정(金秀貞.29)씨가 질다역을 맡아 국내데뷔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는다(본지 3월4일자 42면 참조).'리골레토'공연은 서울무대에 이어 오는 7월19일부터 22일까지 일본 도쿄(東京)문화회관에서도 한.일 합동무대를 갖는다.

또 김자경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리는'아이다'는 이집트의 수에즈운하 개통을 기념하기 위한 위촉 작품.스핑크스의 위용에다 이국적인 의상과 춤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스펙터클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그랜드 오페라의 대표작이다.'이기고 돌아오라''개선행진곡'등으로 귀에 익은 이 작품은 지난 3월 정명훈 지휘의 KBS교향악단과 베르디의 '오셀로'갈라콘서트에 출연,새로운 드라마틱 테너의 탄생을 알린 김남두씨의 국내 데뷔 무대여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설명>

올해 초연 1백50돌을 맞는'맥베스', 베르디의 출세작'리골레토', 가장 박진감 넘치는'아이다'등 베르디의 오페라 3편이 잇따라 서울무대에 오른다.매년 여름 베로나 아레나 야외극장의 단골 레퍼토리로 자리잡은'아이다'의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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