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황색특급' 박찬호.노모 10승각축 LA 달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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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야구로 오를 수 있는 정상,메이저리그.그 꿈을 향해 태평양을 건넌 한국.일본의 특급 어깨들.이들이 마운드에 오르는 날이면 LA시내 코리아타운과 리틀 도쿄는 야구열기로 타운 전체가 달아오른다.LA다저스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찬호(24)와 노모 히데오(29).박찬호가 94년,노모가 95년에 각각 LA다저스 유니폼을 입게되면서 둘은 메이저리그에'황색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노모는 95년 입단하자마자 신인왕을 따냈고 지난해 16승을 올려 2년동안 박찬호를 눌렀다.그러나 올해 박찬호가 본격적인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둘이 벌이는 경쟁은'2라운드'에 접어들었다.이제는 같은 저울에서 같은 눈금으로 우열을 가릴 수 있게 된 것. 12일 현재 노모와 박찬호의 성적은 거의 같은 수준이다.노모가 4승(2패)으로 2승(1패)의 박찬호를 다승에서 앞서고 있지만 박은 방어율(2.00)에서 노모(2.82)보다 뛰어나다.박의 방어율은 내셔널리그 8위에 해당하는 탁월한 기록이다.노모가 타선의 지원을 받아 꾸준한 승리를 챙긴 반면 박은 호투하고도 타선이 터지지 않아 날려버린 승리가 두차례나 됐기 때문이다.

노모의 강점은 노련함이다.노모는 90년 일본 프로야구 긴테쓰 버펄로스에 데뷔하면서 다승.방어율.탈삼진등 3관왕에 올랐다.그해 신인왕.MVP를 휩쓸었고 94년까지 5년동안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투수였다.일본에서 쌓은 경험과 자기관리능력이 박찬호에 비해 월등하다.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에서 앞서는 것이다.

반면 박찬호는 5년이나 젊고 미국문화에 익숙하다는 이점이 있다.박은 94년 미국에 건너와 2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고 혼자서 인터뷰를 할 정도의 영어실력을 쌓았다.그에게는'야구'하면 메이저리그가 기준이다.

남은 시즌에서 둘은 20~25경기 정도 더 선발로 나서게된다.누가 먼저 10승을 따낼지,누가 부상이라는 적을 피해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운명은 둘에게 그때마다 선택의 기회를 주게될 것이다. 이태일 기자

<사진설명>

같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자존심대결을 벌이고 있는'황색특급'박찬호와 노모 히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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