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아들 특수학교인 남양학교 공동수업 화기애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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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마음만 건강하다면 장애아라도 정상아와 다를 바 없지요.” 6일 오전10시50분 대구시수성구지산동 두산초등학교 2학년1반 교실. 여느 초등학교 교실의 수업과 다를 바 없지만 유달리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정신장애아들의 특수학교인 남양학교 학생들이 이 학교에 와 함께 공동수업을 하는 현장이다.

두산초등학교와 남양학교가 공동으로 정상아들과 장애아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자,5일인 어제는 어린이날이었지요? 우리 모두 영순이의 어린이날 노래를 들어 보도록 할까요.” 담임 교사의 말에 따라 일어 난 학생은 남양학교 초등부 2학년1반 김영순(金英順.10.정신지체장애 2급.수성구지산동)양. 40여명의 두산초등학교 2학년1반 학생들의 박수소리속에 일어서는 金양의 얼굴은 겉으로 봐서는 무표정인 것 같았지만 손짓으로는 '기쁘다'는 마음을 나타내려는 듯 연신 아래 위로 저어대고 있다.잠시 머뭇거리던 金양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날…아라…새들…아…'. 정신장애로 말을 잘하지 못하는 金양이었지만 띄엄띄엄 읽듯이 노래를 시작했다.이윽고 다른 학생들이 金양을 도와 합창을 했다.

'…오늘은 어린이 날.우리들 세상'. 두산초등학교가 남양학교 학생들과 공동수업을 시작한 것은 96년3월부터.남양학교 초등부 1학년 6명,2학년 5명,3학년 6명등 17명이 1주일에 한번씩 두산초등학교에 와 같이 수업을 해왔다.

이들은 주로 음악.미술수업과 체육시간을 같이 한다.“그림 그리기를 도와 주고 화음을 같이 맞춰 보고 운동을 통해 서로 몸으로 부대끼다 보면 어느새 정이 든다”는 설명. 두산초등학교 2학년 1반 김효은(金孝恩.8.수성구두산동)양은 “처음에는 조금 이상했지만 차츰 우리들보다 더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다음에 커서는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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