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모험기업>7. 웹인터내셔널(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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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법인전환 21개월만의 최단기 코스닥(장외시장)등록''국내 최연소(30세)코스닥 상장기업 사장''인터넷 업계 최초의 스톡옵션 도입'.인트라넷 소프트웨어(SW)로 국내 인터넷전문업체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웹인터내셔널의 윤석민(尹錫敏)사장은 이같이 화려한 기록을 세워놓고도 이를 즐길만한 겨를이 없다.

웹인터내셔널은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인트라넷용 통합 SW'인트라 오피스(intra office)'를 개발,성공신화의 서막을 올렸다.

尹사장은 지난 94년 과학기술원(KAIST)에서 인공지능 박사과정을 공부하던중 중대한 결심을 했다.

“현실과 접목하지 못하는 학문은 시간 낭비다.제품속에 혼을 담아 사업을 해보자.” 서라벌고 3학년때 컴퓨터에 푹 빠져 자퇴했던 이후 두번째 모험이었다.

尹사장은 94년초 과기원 후배 4명과 은행신용카드 2장으로 마련한 1천만원으로 지금의 웹인터내셔널 전신 S&T온라인이라는 게임회사를 차렸다.PC통신용 온라인게임을 개발,첫해에 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그러나 만족할 수 없었다.드넓은 가상세계를 점령할 아이템,그것은 바로 인터넷이었다.자신을 스스로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에 비유하는 尹사장은 철저한 현실주의자다.벤처기업 특성상 과감한 모험이 필요하지만 치밀한 사전 분석을 통해 위험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보고 인터넷 열풍에 발빠르게 편승,인트라넷에 출사표를 던졌다.

게임으로 벌어들인 자본금 3억원으로 95년 6월 웹인터내셔널을 법인으로 전환했다.

이때 착수한 것이 헤드헌팅.서울대.KAIST.포항공대의 전산.컴퓨터공학 전공자들을 끌어모았다.현재의 보수는 적지만 앞으로 시행할 스톡옵션에 미래를 걸라는 조건이었다.당시에는 국내에서 스톡옵션에 대한 개념도 없었지만 예상밖의 인재들이 몰려왔다.

그는'두뇌=생산공장'이라고 생각했다.바로 인트라넷 패키지 SW개발에 착수,1년여의 산고(産苦)끝에 지난해 4월'인트라오피스 1.0'을 출산했다.

인터넷의 다양한 규격.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보안기술.경영정보시스템(MIS)등을 통합한 이 제품은 당시에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대기업들로부터도 차츰 기술력을 인정받자 거농정보통신.제일제당.한국통신프리텔.한국통신.SK텔레콤등 굵직굵직한 업체의 시스템구축 수주를 따냈다.

이때 벤처 캐피털로 천군만마(天軍萬馬)를 얻게 됐다.기술력을 높이 산 한국종합기술금융.세진창업투자.신한투신.무한기술투자등이 이 회사에 15억원을 투자한 것.자금 숨통을 튼데 이어 스톡옵션 시행에 따라 사원들에 대한 약속도 지킬 수 있게 됐다.지난 4월 전체직원 62명중 수습사원등을 제외한 50여명은 스톡옵션 2만3천7백주를 6천5백원에 각각 배당받아 사기가 한창 올라 있다.'억대주주의 꿈'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벤처기업 사례 단골메뉴로 꼽히는 웹인터내셔널.그러나 이제는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尹사장 자신도 병역특례자로 그동안 국내에 발이 묶여 있었던 한을 해외에서 마음껏 펼쳐보겠다는 생각이다.이 회사는 오는 9월께 미 실리콘밸리에 연구전담 현지법인,10월에는 중국시장을 겨냥한 법인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양영유 기자

<사진설명>

인터넷업계 최초로 장외시장에 등록,성공 신화를 창조한 웹인터내셔널의 윤석민사장과 직원들이 주력제품'인트라 오피스'를 살펴보고 있다.이 회사는 앞으로 중국등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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