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춤의 본능, 그것은 진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 벨기에 안무가 알코 렌즈가 이끄는 코발트 웍스 무용단의 "헤로인" 공연 장면.

2002년 개편 이후 실험적 성격이 강한 외국의 최신 무용들을 성공적으로 소개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국제현대무용제(모다페)가 '모다페 2005' 참가팀들의 면면과 일정을 공개했다.

올해 참가작품은 외국작품 6편을 포함해 모두 17편. 5월 22일부터 6월 7일까지 서울의 문예진흥원 대극장과 소극장, 서강대 메리홀 등 세 곳의 무대에서 첨단의 무용 경향을 선보인다.

무용 평론가들은 "갈수록 참가작들이 좋아지는 느낌" "실험적이고 발상이 신선한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모다페 2005'를 평가했다.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프랑스 안무가 제롬 벨의 대표작 'The Show Must Go On(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같은 제목의 퀸의 노래, 조지 마이클의 곡 등 1970~80년대 팝송 18곡에 맞춰 무용수가 아닌 20명의 연극 배우들이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가령 'I like to move it'이라는 노래가 흐를 때 어떤 출연자는 티셔츠를 벗었다 입는 동작을 반복하고 또다른 출연자는 자신의 성기를 꺼내 흔드는 동작을 반복한다는 것. 'I want your sex'라는 곡이 흐를 때는 출연자들이 각각 점찍어둔 특정 관객들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쏘아본다고 한다. 무용평론가 장인주씨는 "제롬 벨은 90년대 말 유행했던 누드 무용의 선구적인 인물이다. 특히 연극적이고 조형적인 요소를 도입해 무용도 아니고 연극도 아닌 혼합장르 작업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의 개념 미술가 '사사[44]'는 제롬 벨의 작품을 패러디한 피처링 작품 '쑈쑈쑈 :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를 재활용하다'를 선보인다. 작품의 아이디어를 빌리고 싶다는 사사[44]의 제안에 제롬 벨은 기꺼이 응했다고 한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잘나가는 안무가인 빔 반데키부스는 최신작 '순수'를 선보이고 지난해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집중 조명됐던 안무가 멕 스튜어트는 91년작 '망가뜨리기 연구'를 공연한다.

5월 22일과 6월 4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각각 멕 스튜어트와 빔 반데키부스의 '모다페 워크숍'이 열리고 5월 30일 제롬 벨, 6월 7일 일본의 종합예술그룹 '덤 타입'의 공연 직후에는 안무가에게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볼 수 있는 '모다페 토크'도 마련된다.

다른 참가작들과 공연 일정은 모다페 홈페이지(www.modafe.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02-738-3931.

신준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