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국제공항은 '이름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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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환(環)동해권 허브 공항을 겨냥해 2002년 4월 3일 문연 양양국제공항이 개항 26개월이 되도록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국제선은 물론 국내선조차 탑승률이 기대치에 훨씬 못미쳐 노선이 축소되는 등 초미니 공항으로 전락하고 있다.

?국내공항보다 못한 국제공항= 3500억원을 들여 245만여㎡의 부지에 건설된 양양국제공항의 여객처리 능력은 국제선이 연간 56만여명, 국내선이 137만여명이다. 그러나 개항 이후 지난달말까지 여객 수송 실적은 국내선이 43만7000여명, 국제선은 2만2560명에 불과하다.

개항 초기 김포.부산 등 2개 노선에 하루 왕복 14편 운항하던 국내선은 현재 왕복 6편(김포 4편, 부산 2편)으로 줄었다. 국제선도 개항 이후 현재까지 대만.중국.일본 등을 오가는 전세기 233편만 운항했을 뿐 정기 노선은 하나도 없다. 게다가 기름값 상승 및 탑승률 저조 등으로 대한항공은 김포 노선의 운항 중단 방침을 밝혔다.

?원인 및 대책=배후 도시의 인구가 90여만명에 불과, 국제공항 운영에 필요한 최소 수요 인구(300여만명)에 턱없이 못미치는 게 이용률이 낮은 게 주원인이다.

외국 항공사들의 경우 양양 인근에 관광자원이 풍부해 관광객 모집에 별 어려움이 없지만, 공항 인근 지역 내국인들의 외국 관광 수요가 워낙 적어 정기노선 개설을 미루고 있다. 또 국내의 다른 국제공항과 달리 아직 정부로부터 개항지 지정을 못 받아 항공기 이.착륙 절차가 복잡한 데다 비용 부담이 큰 것도 외국 항공사측의 취항 기피 요인이다.

이에 따라 공항주차장 무료화와 함께 강원도와 강릉.속초.고성.양양 등 인근 4개 시.군은 공항 활성화를 위해 겨울철 탑승률이 70% 미만일 경우 적자를 일부 보전해 주기 위해 지금까지 2억2900여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국내선의 경우 현재 오전 11시50분(김포행).오후 3시5분(부산행) 등 이용에 불편하게 짜여져 있는 출발 시각을 오전 9~10시대로 조정, 당일 왕복이 편리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도청 홍기업 관광정책과장은 "외국인 금강산 육로 관광객이 양양국제공항을 경유하도록 하는 방안을 한국관광공사와 협의하고 있다"며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국제공항을 건립한 만큼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양양=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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