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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서울교대앞 금정 - 우리 입맛에 맞춘 일식 솥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뚜껑을 열면 윤기가 자르르하고 은은한 간장빛 밥을 바탕으로 파란 쑥갓,붉은 새우,노란 은행과 빨간 대추가 예쁜 그림처럼 나타난다.

망치기가 아까워 멈칫하는 것은 잠시.수저를 폭 찍어 비벼먹는 솥밥은 부드럽게 혀끝을 넘어가며 고소한 뒷맛을 남긴다.서울교대앞 '금정'의 솥밥은 그래서 밥 한 그릇으로 눈과 입을 함께 즐겁게 해준다.

조리법은 일본식이지만 단맛을 없애 담백한 우리 입맛에 맞춘것이 이집 솥밥의 특징.인사동 솥밥전문집에서 원조맛을 그대로 옮겨왔다.주방장인 주인의 조카 박제춘(24)씨가 바로 인사동 솥밥집 보조주방장이었기 때문이다.

일식솥밥의 조리법은 우선 밥물이 다르다.멸치.다랑어 말린 것.생강.다시마등을 넣고 우려낸 뒤 간장과 청주로 간을 맞춘 물에 밥을 짓는 것.쌀.콩.보리에 우엉.당근.유부.밤.대추.버터등을 함께 넣고 밥을 하다 물이 끓을 때쯤 버섯.죽순.은행등의 웃기를 얹어 뜸을 들인다.금정솥밥은 굴.소라.새우등 해물을,송이솥밥은 송이.팽이등 다양한 종류의 버섯 웃기를 보탠 것이다.

잣.깨.참기름.쑥갓등은 손님상에 내기 직전에 넣어 모양새를 마무리한다고. 까만 개인쟁반에 오징어젓갈.단무지.장아찌등 반찬을 함께 내오는데 일식답게 그릇도 아기자기하다.손님들의 요구가 많아 물김치를 주기는 하지만“김치는 그 자체의 맛이 너무 강해 솥밥맛을 죽인다”는 것이 주인의 조언. 밥물에 이미 간도 돼있으므로 간장은 조금만 넣어 약간 싱거운 듯하게 비벼야 재료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솥밥에 비해 일본식 된장국은 맛이 좀 떨어진다.다른 식사류로는 나부야키란 우동도 있는데 구색을 맞추기 위한 정도.안주나 식사에 곁들이는 음식으로는 멧돼지구이나 닭꼬치류등이 괜찮다.

주문을 받은 다음 밥을 새로 짓기 때문에 일반대중음식점에 비해 기다리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그러나 전체 규모에 비해 불판이 16개로 많은 편이라 평일 한창시간에도 무리는 없다는게 이집주인의 주장. 건물 지하상가에 위치해 있는 탓인지 인테리어는 깔끔하지만 이렇다할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김정수 기자〉

< '금정' 이모저모 >

▶위치=서울서초구서초동(대표 김지완.02-585-8255) ▶가격과 식단=금정솥밥 8천5백원,송이솥밥 8천5백원,나비야키 6천5백원,멧돼지구이 6천원,닭꼬치 6천원,닭날개 6천원,은행 6천원,오징어구이 6천원,생선구이 8천원,새우구이 2만원,모듬꼬치 1만2천원 ▶영업시간=오전10시~오후11시(연중 무휴) ▶규모=4인석 탁자 13개(방4개,마루6개,홀3개) ▶주차=건물주차장 이용권 발급 ▶신용카드=비씨.비자.LG.삼성등 모든 종류

◇알림=중앙일보'맛집'은 주부통신원들을 통해 추천받은 음식점을 평가팀이 예고없이 방문,맛집의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한 경우 기사로 소개하고 있습니다.평가팀으로는 현재 담당기자와 중앙대 산업대학원 외식산업경영자과정의 전길희교수가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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