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CNN 국내방송권 약속- 작년 애틀랜타올림픽때 대통령 특사행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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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현철(金賢哲)씨가 지난해 7월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기간중 세계적 뉴스전문 TV방송사인 CNN의 테드 터너 회장을 극비 면담,CNN의 한국내 방송 영업권 허가를 약속하는등 사실상의'대통령 특사'활동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현철씨의 당시 방미활동을 목격한 외국 언론의 한 관계자는 “현철씨가 CNN에 터너 회장 면담을 요청해 지난해 7월20일 오후3시부터 30분간 애틀랜타 소재 CNN본사에서 터너회장을 만났다”고 24일 밝혔다.

그에 따르면 면담에는 애틀랜타 총영사관의 외교관이 동행,통역을 맡았으며 현철씨의 미국체제기간중 장훈 총영사는 金씨를 밀착수행했다. 〈관계기사 2면〉 현철씨는 터너 회장을 면담한 자리에서“아버님이 오시기로 했는데 내가 대신 왔다.민주화 투쟁 당시의 호의적인 보도에 감사한다”며 대통령의 특사처럼 행동한 것으로 알려졌다.터너 회장은 이 자리에서“한국에서 CNN이 수신료 징수등 직접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달라”고 요청했으며 현철씨는 “아버님께 건의드리겠다.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케이블방송을 통해 수신되는 CNN이 한국내 방송영업 허가를 받으면 막대한 금액의 수신료를 거둬들일 수 있어 이는 그동안 CNN의 숙원사업이었다.

또 현철씨는 직업을 묻는 터너 회장의 질문에“여론조사로 아버님의 인기도나 민심 동향을 체크해 국정에 참고하도록 한다”고 대답,국정개입을 간접시사했다.

그는 특히 CNN의 대(對)북한 접촉 창구인 이즌 조던 국제담당 수석부사장과도 비밀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져 한보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그의 대북 접촉활동 의혹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7월19일부터 1주일간 부인과 두아들을 대동한 현철씨의 방미에는 특히 청와대에서 5개월간 무적근무해 물의를 일으킨 정대희(鄭大喜.34)씨가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그의 방미활동 주요 부분은 8㎜ 홈비디오로 촬영돼 있으며 현철씨는 편집된 복사본을 보관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한편 현철씨가 면담한 직후 KBS측도 터너 회장을 만나“CNN이 곧 평양지국을 개설하며 CNN이 취재한 북한관련 뉴스와 특집보도를 KBS가 직접 공급받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CNN평양지국은 그러나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북한과의 관계가 경색돼 아직까지 개설되지 못하고 있다. 〈장세정 기자〉

<사진설명>

터너 CNN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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