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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티니안 - 북마리아연방 한국계 상원의원 데이비드 싱 (2)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하파다이(안녕)!”

차모로족 데이비드 싱(48)은 시커멓고 굵은 팔뚝을 연신 흔들면서 마치 형제를 만난듯 반가워했다.그는 북마리아나연방(사이판.티니안.로타외 14개 섬으로 이뤄진 미국의 보호령)의 상원의원이다.그의 할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때 징용으

로 끌려갔던 한국인.할아버지의 성은 신(申)씨지만 티니안에 정착하면서 싱(Cing)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티니안에는 싱씨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50여명 있습니다.모두 한국인의 피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지요.저도 할아버지의 고향인 서울에 두번 다녀왔습니다.”

그가 할 수 있는 한국어는'감사합니다'정도였지만 할아버지가 평소 썼던'아이고''죽겠네'같은 말을 뜻도 모른채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싱씨가 티니안에서도 경찰국장.노동국장등 요직을 많이 차지할 정도로 상류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그 역시 북마리아나연방을 통틀어 9명인 상원의원중 하나다.또한 그의 동료의원인 에스티븐 킹(48) 역시 한국계인 김(金)씨 후예라고 말했다.

그는“티니안은 전쟁의 상처와 함께 평화의 귀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관광명소”라며“이곳을 찾는 관광객들 모두 즐거움 못지않게 평화의 의미를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티니안에 현재 홍콩계 자본이 들어와 호텔.카지노.골프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한국의 자본도 이곳에 진출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순남 기자〉

<사진설명>

징용 한국인 3세인 데이비드 싱과 노동국장 블리스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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