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OB, 4년만에 박충식 꺾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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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삼성 박충식이 93년부터 4년간 지켜온'대OB전 불패'신화가 깨졌다.

OB는 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9회말 2사후 터진 이종민의 좌중간 2루타에 이어 김민호의 우중간 2루타가 이어져 삼성을 5-4로 제압했다.

경기시작전 OB 김인식감독은 프리배팅때 잠수함투수 한태균을 배팅볼투수로 기용했다.

이날 삼성선발은 정통파 최창양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김감독이 한태균을 부른 이유는 OB가 93년5월 박충식에게 패한 이후 단 한번도 박에게 승리를 거둬본 일이 없었던 탓(10연패)이었다.

더구나 전날 구원투수로 나섰던 박충식에게 4와 3분의1이닝 동안 단 한개의 안타도 빼앗지 못한데다 지난주 쌍방울전에서도 잠수함투수에 철저히 농락당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 박충식은 이날도 4-4로 팽팽히 맞선 7회말 2사후 선발 최창양-최한림에 이어 삼성의 세번째 투수로 등판했고 9회말 2사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드는듯 했다.

“어제의 재판이군”하는 관중석의 술렁거림이 시작될 즈음 드라마는 시작됐다.

OB 9번 이종민은 박충식의 몸쪽 공을 받아쳐 좌중간펜스 앞으로 구르는 2루타를 쳐내 OB응원단의 함성을 파도처럼 일으켰다.

김민호는 박충식의 바깥쪽 직구를 우중간펜스로 밀어냈다.

OB의 5-4승,박충식 신화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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