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서가] '사회책임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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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요새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투자의 새로운 기준이 있다. 사회책임투자(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ing)가 바로 그것. 사회책임투자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자산에 투자할 때 사회적으로 해로운 것은 피하고, 이로운 것을 지원한다는 의식을 갖고 투자 대상과 방식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이 분야의 전문가이자 SRI 펀드를 직접 운영하는 펀드매니저이기도 한 미국의 에이미 도미니가 지은 '사회책임투자'는 언뜻 보기에 어려운 듯한 사회책임투자를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우리가 돈을 벌려고 하는 이유는 보다 나은 삶을 누리고, 후손에 좋은 유산을 남겨주기 위해서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남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사회책임투자가 추구하는 덕목이다.

그렇다고 사회책임투자가 비현실적인 유토피아만을 꿈꾸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사회책임투자는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큰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단순히 고수익을 추구하는 맹목적인 투자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이 같은 가설을 실제 수치를 갖고 입증하고 있다. 환경친화, 인권 보호, 남녀평등 등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종목을 편입하는 다우존스의 '지속가능지수'와 일반적인 우량주 지수인 'S&P 500'의 지난 10여년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지속가능지수가 더 많은 이익을 냈다.

한국에서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고, 몇개의 SRI 펀드가 결성되는 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 책은 사회책임투자의 입문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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