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가스관 운영사인 트란스가스는 3일 “러-우크라이나 분쟁 이후 가스 공급이 3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헝가리는 “하루 4200만㎥의 가스를 공급받기로 돼 있으나 1000만㎥ 정도가 덜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불가리아에는 10~15%, 폴란드에는 11%가 적게 공급되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독점적 가스 수출기업인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가 다른 유럽 국가용 가스를 빼내 쓰면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영가스회사인 나프토가스를 스웨덴 스톡홀름의 국제중재법원에 제소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나프토가스는 “유럽행 가스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국내용으로 비축해 둔 가스까지 보태고 있다”며 러시아의 주장을 반박했다. 기본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경제담당 보좌관 보흐단 소콜로프스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계속 차단할 경우 10~15일 뒤에는 유럽 국가들이 심각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일정한 압력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 몫이 계속 공급되지 않으면 가스관 압력이 떨어져 결국 전체 공급 시스템이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인 체코는 3일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업적 분쟁을 서둘러 해결하고 EU 국가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조속히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EU는 5일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 국가들은 2006년 1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발전소와 난방시설 가동이 멈추는 등 심각한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유럽은 전체 가스 소비의 25%, 수입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유철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