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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한국 벤처기업 영근다 - 이민 2세대 중심 장비 수출업 우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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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샌타클래라(미 캘리포니아주)=이형교 기자]

미 캘리포니아주 북부 샌호제이.샌타클래라.프레몬트시등'현대판 골드러시'의 현장 실리콘밸리에도 한국 벤처기업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첨단산업의 메카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성공신화 중에는 '코리안 드림'의 빛나는 사례도 많다.벤처기업의 천국이라고 알려진 실리콘밸리에서 뿌리내린 코리안 벤처기업들도 국내 벤처기업 못지않게 어려운 시절을 거쳐 성장했다.

반도체 제조장비 전문업체 AIO사 김인곤(金寅坤)사장.고졸 출신의 학력으로 19세때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이 회사를 설립해 지난해 매출 2천만달러(1백80억원)의 탄탄한 회사로 키워냈다.

AIO는 모토로라.내셔널세미컨덕터등의 중고장비를 수리해 주는 일에서 출발,이제는 자체 개발한 장비를 세계 각국 반도체회사에 수출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실리콘이미지사의 이대범(李大範.41)사장은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를 일반 네트워크컴퓨터(NC)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칩을 개발,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아프로사의 김근범사장은 세계적인 네트워크장

비업체 시스코사에 월간 50만달러 규모의 장비케이스를 납품,지난해 1천2백만달러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코리안 드림의 원조격인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사의 이종문(李鍾文.69)회장은 지난해 8억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릴 정도로 실리콘밸리에서도 성공한 기업으로 자리잡았다.그는 지난해 현지 자선단체에 거액을 기부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李회장은 최근 벤처캐피털과 컴퓨터백업시스템 전문업체를 설립,새로운 사업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밖에도 비메모리 반도체칩을 생산하는 IC웍스사의 이일복(李一馥.52)사장도 지난해 3백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려 회사의 기반을 탄탄히 했다.실리콘밸리의 원조격인 반도체회사 페어차일드사에서 분가한 엔지니어들이 세운 인텔은 최근 자사의

일부 엔지니어들이 독립해 세운 넥스젠사가 라이벌회사인 AMD에 넘어감으로써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기업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코리안들의 활약은 그래서 돋보인다.

국내 기업들의 실리콘밸리 진출도 활발하다.이미 삼성전자.LG반도체.현대전자.삼보컴퓨터를 비롯,인켈.대영전자등이 진출해 있으며 최근에는 벤처기업들의 진출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무선호출기 전문업체 스탠더드텔레콤은 이미 지난해 7월 샌타클래라시 비즈니스 파크에 연구소를 설립,유럽형 디지털(GSM)휴대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멀티미디어카드 전문업체인 두인전자도 샌호제이에 현지법인을 개설,20여명의 직원들이 판매와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책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소프트웨어 지원센터를 실리콘밸리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설명>

실리콘밸리에 뿌리내린 벤처기업 AIO사 연구원들이 새로 개발한 웨이퍼

세정.건조용 반도체 제조장비를 조립하고 있다.사진 아래는 첨단

벤처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실리콘밸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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