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비즈니스>사이버노믹스 - 전자공간속 경제현상이 연구 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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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5년전 전세계에 5만대에 불과했던 컴퓨터 수는 지금 1억 수천만 대에 이른다.60년대 중반 대서양 횡단 전화케이블은 1백38명이 동시에 통화할 수 있는 정도였지만 현재는 1백50만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정보통신은 돈과 상품의 흐름도 바꿨다.이 때문에 이를 연구하는 경제학의 틀도 변하고 있다.최근 미국에서 새로이 떠오르는 것이 사이버(전자)공간 속의 경제학(이코노믹스)인 사이버노믹스.전자공간 경제학자인 사이버노미스트가 새로운 전문가로 각광받게 된 것.

국경 없이 전화선으로 물건을 사고 돈을 내는 전자상거래(EC).그렇다면 이때의 세금은 무엇을 기준으로 어느 나라에 지불해야 하는가.국경을 초월한 또 다른 서비스,위성방송의 광고비는 어느 나라를 기준으로 어떻게 계산돼야 하나.

전세계의 자원이 고갈돼가고 물건값이 오르면서 인플레가 걱정되지만 국경없는 상거래는 보다 값싼 새로운 제품의 등장을 가능케한다.그렇다면 사이버경제시대에 정부가 가격을 통제할 수 있을까.또 사이버공간의 가상현실기법으로 여행을 즐긴다면 요금은 얼마여야 하는가등 수도 없이 많은 문제들이 해결돼야 할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이같은 문제는 종래의 보이는 물건 거래만 따지는 경제학으론 접근이 어렵다.사이버노믹스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경제이론을 다룬다.

미국에서는 최근 사이버노믹스가 여행중개업체를 죽인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항공.호텔예약이 인터넷과 같은 가상공간에서 이뤄지자 항공회사나 호텔들이 여행중개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고객들로부터 예약을 받기로 한 것. 이 분야 선두주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버클리분교.이 학교 할 배리안 교수는 지난해 정보통신산업대학원을 설립,사이버노믹스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국내는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이 이 문제의 연구에 나선 정도다. 〈이민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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