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촌지.폭력없는 학교 - 교사.학부모 4,413명 설문 통해본 해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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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과외.촌지.폭력 없는 학교'.한국 교육의 화두다.현장교육개혁연구회(회장 조영달.서울대 교수)가'5.31 교육개혁'2주년을 앞두고 최근 전국 중.고교 교사 2천3백80명과 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 2천23명을 대상으로 교육현실을

진단하는 설문조사를 했다.한결같이 이 3적(敵)을 없애는 것이 교육개혁의 결실이라고 단언했다.설문 결과에 나타난 3적 해결방안을 세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중등 교육 개혁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일까.학부모 28.2%가'과외해소'라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특히 학부모가 고학력,소득수준은 중간,자녀의 성적이 좋은 편일수록 과외 문제가 심각하다고 대답했다.

교사들은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학습부담 경감에 이어 세번째로 과외해소를 지적했다.

자녀에게 학원이나 개인과외를 시킨다는 학부모는 58.2%였으며,40대의 서울 강남지역 고위직 학부모일수록 과외를 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이하 중복응답).

◇과외해소 방법=교사들은 교사가 충실하게 수업할 수 있는 정책 실시 74.1%,수준별 교과목 반편성 66.3%,교육방송이나 케이블TV의 과외 프로그램 확대 50.9%,방과후 교내과외 39.4%,과외 전면금지 조치 33.3%,PC통

신및 인터넷 활용 31.2%를 꼽았다.

학부모들은 교사와 비슷한 반응을 보인 가운데 방과후 교내과외가 효과적이라는 응답이 57.6%로 높은 편이었다.

◇과외해결 정책=교사들은 학교수업 충실(30.8%),과외 전면금지 조치(24.4%),수준별 반편성(17.9%),방과후 교내과외(11.1%)를 각각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학교수업 충실을 가장 많이(33.4%)꼽았고 방과후 교내과외 20.8%,과외 전면금지 19.3%,수준별 반편성 10.8% 순이었다.

◇교내과외 반응=참가시키겠다는 학부모는 89%였다.특히 ▶50.8%는 교내과외만▶33.1%는 교내과외를 주로 하되 보조적으로 개인과외나 학원과외 병행▶9.2%는 개인과외를 주로 하면서 교내과외를 병행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개인과외만 시키겠다는 학부모는 2.3%였으며,과외는 전혀 안시키겠다는 학부모가 4.5%였다.

◇교내과외 방법=다양한 수준별 학급을 개설해 학생 자신이 능력에 맞게 선택하는 형태(58.1%)를 가장 선호했다.이어 정규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을 위한 보충수업(27.3%),정규수업에서는 다루지 못하는 수준 높은 내용 중심의

심화학습(11%)순으로 원했다.

◇연구자 의견=전체적으로 교사와 학부모들중 상당수가 과외의 효과를 믿고 있으며,이같은'과외 신화'가 살아있는 한 과외를 없애기란 매우 어렵다.

따라서 과외를 대신할 만한 대체 교육상품들을 다양하게 개발,학부모들이 좀 더 손쉽고 값싸게 활용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차선책을 강구해야 한다.〈설문 조사.연구 참가자=서울대 조영달 교수,한국교육개발원 김영화.이혜영 연구원,서울 경복고 이혁규 교사,중앙일보 김행 조사전문기자〉

<사진설명>

과외를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학교에서 수준별 교육을 본격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사진은 수준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이동수업을 받는 충남공주시 공주고 학생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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