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 火葬 급증 - 餓死者 늘고 장례용품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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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식량난과 영양실조등으로 사망자가 늘고 있는 북한에서는 최근들어 매장비용이나 장례물품이 부족,화장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일부지역에선 관(棺)대여업까지 등장했다.

북한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12일 “경제사정이 악화된데다 최근 사망자까지 크게 늘고 있어 전통관습상 기피했던 화장의식이 최근 북한주민들 사이에 널리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국가차원에서 시신매장에 필요한 관을 공급하던 건물보수사업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데다 장례비용 조달.사후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평양외곽 오봉산에 화장터가 추가로 설치됐으며 그 주변에 화장 유골 안치용 공동묘지도 새로 만들어 졌다.유골 항아리를 묻는 사각형 콘크리트 무덤은 크기가 매우 작다고 한다.

화장시설은 당간부용과 일반주민용으로 구분돼 있으며 화장처리에는 경유 5ℓ와 북한화폐 2백원이 필요하다는 것.

일부지방에선 관을 구하지 못해 벚나무 껍질이나 거적에 말아 매장하고 3일장을 치를 여력이 없어 당일이나 하루만에 장례를 지내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벌목한 나무로 만든 관은 1천~1천5백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최근엔 관 대여업이 생겨났다.관 구입자금이 없는 사람들은 화장할 때까지만 사용한 뒤 되돌려 준다는 것이다.

장례시 상가에 배급하던 술 5ℓ와 상복용 옷감도 경제난 심화로 술 2ℓ만 지급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주민이 자체 해결토록 하고 있다.

장례시 인민반별로 모은 쌀을 부조해 주던 풍습도 식량난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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