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선정 스포츠 지도자 파워랭킹 (상) 2위 차범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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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지도자 파워랭킹’ 프로 부문 2위에 오른 차범근(55) 수원 삼성 감독의 소감이다. 차 감독은 올해 프로축구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석권, 팀을 2관왕에 올려놨다. 두 개의 우승 트로피보다도 스스로 일등주의를 버린 덕에 진정한 일등으로 올라선 ‘차붐 리더십’이 화제를 모았다. “프로는 애들 키우는 데가 아니다. 최고의 능력을 보여달라”던 엘리트주의가 아닌 소통과 배려, 믿음의 리더십으로 특급 스타 없이도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모범을 제시했다.

차 감독은 “이제야 지도자로서 눈을 떴다고 해야 할까.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겪으며 스스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귀를 열어 들었고, 마음을 열어 이해했다. 신영록을 잡기 위해 부모님을 직접 만나 설득했고, 선수들의 의사를 존중하기 위해 첫 직선제 주장을 선출했다. 기회를 달라던 배기종이 골을 넣지 못했음에도 믿음으로 지켜보며 사그라지던 그의 킬러 본능을 되살려냈다.

차 감독은 “솔직히 항상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던 사람이라 고정관념을 깨기가 쉽지 않았다”며 “지도자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다른 사람들을 움직여 끌어내기 위해선 얘기를 듣고 소통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한 해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는 항상 새로워야 한다. 내년에도 선수 관리·기용과 경기 중 전술 변화 등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김경문 감독과 한 표 차이로 2위에 올랐다는 얘기에 차 감독은 “올해는 2위였지만 내년에는 1등 지도자가 돼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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