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수·현정화 성대결 웃음보 터진 핑퐁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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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현정화(右) KRA 감독이 김택수 대우증권 총감독과의 이벤트 대결 3세트에서 듀스 끝에 13-11로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안양=뉴시스]

28일 경기도 안양 호계 다목적 체육관에서 열린 2008 불우이웃돕기 자선탁구 축제.

김택수·유남규·현정화 등 한시대를 풍미한 탁구 스타들과 유승민·주세혁·김경아·박미영 등 현역 선수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자선탁구 축제는 대한탁구협회 조양호 회장이 연말을 맞아 탁구 저변 확대와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제안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이벤트의 하이라이트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김택수 대우증권 총감독과 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단식 우승의 쾌거를 이뤘던 현정화 KRA 감독의 ‘남녀 스타 성대결’. 평소엔 치마를 잘 입지 않는 현 감독은 이날 팬들을 위해 치마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이날 경기를 위해 하루 2시간 가까이 훈련해 왔다는 김 감독과 현 감독은 이벤트 대회인데도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승부욕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이 세트마다 4점을 잡아주긴 했지만 현 감독은 현역 시절 못지않은 날카로운 스매싱으로 김 감독을 몰아붙였다. 김 감독은 랠리 중 라켓을 등 뒤로 돌려받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팬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결과는 현 감독의 2-1(11-6, 8-11, 13-11) 승리.

현정화 감독은 “둘 다 기력이 많이 떨어졌다. 김택수 감독이 많이 봐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김택수 감독은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경제가 어려운데 국민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줄 때가 됐다”며 “기회가 된다면 현 감독과 재대결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애장품 경매 행사에서는 김택수 감독이 기증한 탁구 라켓이 최고가인 70만원에 팔렸다. 현정화 감독이 내놓은 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우승 기념패는 50만원에 낙찰됐다. 협회는 이날 경매로 얻은 수익금 220만원과 대회 참가비, 성금 등으로 모은 총 2000여만원 성금을 사회봉사 단체에 기증하기로 했다.

안양=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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