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솔부는새바람>6. 학술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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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새로운 내용과 형식의 학술저널 출간이 잇따르고 있다.기존의 학술저널들은 딱딱한 이론에 수많은 주석을 붙인 논문을 주로 실어왔다.그러나 이같은 학술지로는 새롭게 등장하는 논의를 잘 담아낼 수 없다는 인식에 따라 새로운 그릇을 만들고

자 하는 것.이들은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개인을 집중조명하는 대담이나 일기등 기존의 학술지에 싣기 어려운 형식의 글을 싣거나 한권 전체가 하나의 쟁점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편집형식을 취하는등 과거의 학술저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로 인문학과 문화를 연구하는 소장학자들에 의해 간행되는 이 학술저널들은 현대사회에 대한 인문학적 반성을 담고자 하는 것도 특징이다.가장 먼저 창간호를 낸 것은 '현대사상'(민음사刊).이 학술저널은'지식과 현실 사이의 조화로운 소

통공간'확보를 표방하면서 인문사회과학의 새로운 쟁점을 부각해 21세기 문화를 찾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창간호에는 사이버 문화를 새롭게 조명한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 마셜 맥루한을 조명하는 특집을 싣고 있으며 연속기획으로 마련한'오늘의 지성을 찾아서'에서는 김영민 한일신학대 교수의 한국 사회에 대한 인문학적 반성을 대담 형식으로 싣고 있다.

또'인문'(한길사刊)과'세계사상'(동문선刊)등 주로 인문학의 부흥과 새로운 인문학적 총체성을 찾기 위한 무크지도 4월에 발간할 예정이다.

각 권이 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뤄 단행본 형식을 취할 예정인'인문'창간호에는 세계 지역별.시기별 문명과 그것에서 추출할 수 있는 문화적 쟁점을 소개한 글 11편을 싣는다.

'세계사상'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해외 사상 소개를 중심으로 하는 대중적 이론지를 지향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한국사회사학회(회장 박명규)도 회원의 논문을 묶어 단행본으로 출간해왔던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해 논문을 포함,다양한 평론을 싣게 될'사회와 역사'라는 제호의 반(半)연간지 학술저널 창간호를 이달말에 낼 예정.

아직 구체적인 목차를 잡지는 않았지만 해냄출판사에서도 올해 겨울호 창간을 목표로 인문과학과 문학을 포괄하는 계간지'인문정신'발간을 준비중이며 한울출판사에서도 편집부 내부에서 유사한 성격의 학술지 발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학술저널의 잇따른 출간은 이미'사회비평'(나남刊)과'경제와 사회'(한울刊)등 적지 않은 이론저널이 존재함에도 변화한 연구자들의 갈증을 담아내기에 미흡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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